[eBook] 고시원 기담
전건우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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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무슨 책이라고 해야 좋을지.
일단 내가 생각한 ‘기담‘은 아니다.
분명 초반엔 내가 생각한 ‘기담‘ 느낌이었고
완전 만족스럽다, 재밌다, 빨리 뒷 이야기도 읽고 싶다, 싶었는데...
갑자기 무협? 활극? 스릴러 찍고 호러?
연쇄살인범인가 싶었던 인물이 빙의?
구조적, 관습적으로 굳어져버린 모순에 대한 신랄한 비판?
각박한 현대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휴머니즘?
등장인물들은 내가 몰랐을 뿐 각자 내용에 필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나?
마지막에 구해진(?) 사람은 무슨 역할이지?
결말로 갈수록 힘을 잃고 뭔가 흐지부지? 갑자기 사건해결?
그렇다고 막 재미없고 그런 건 또 아니라 훌훌 읽히긴 했는데. 그냥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면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작가님 스타일인가...

P.164)그렇다면 회사는 왜 사람을 뽑을까? 인재 육성?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사회 공헌? 이건 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군. 회사가 사람을 채용하는건 안심에 투자하는 거야. 안심하기 위해서 사람을 뽑는 거라고, 보아 하니 무슨 말인지 모르는표정이군. 쉽게 말해서 이거야. 
스페어타이어는,가능하면 한 개인 것보단 두 개일 때가 안심되지. 마트에 가면 건전지를 스무 개씩 한번에 팔잖아. 그걸 누가 사겠느냐고 하는데 다 팔려. 건전지 같은 게 집에 넉넉히 있으면, 안 쓸 걸 뻔히알면서도 왠지 안심이 되거든. 그런 거야. 그러니까 필요한 사람을 뽑는다는 건 다 헛소리라고,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일단은 뽑아놓고 보는 거야. 부속품 같은 존재인 거지. 너트나 볼트, 건전지, 뭐 그런 것들. 알겠나? 스페어타이어 정도만돼도 꽤 좋은 거라고, 상황이 이런데 뭣도 모르는 친구들은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으니 뽑아달라고 외치지. 그러니 안 뽑히는 거야.

P. 338) 괴물은, 괴물이에요. 아무리 인상이 좋아도, 아무리 잘 웃어도,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아무리 예의발라도 괴물같은 인간들은 변하지 않아요.

P.342) 살인은, 파괴욕과 소유욕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잔인한 방법이죠.

P.349) 그의 어린 시절이 불우했는지, 부모의 학대를 받았는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병을 앓고 있었는지 따위에 관해서. 난 그런건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죄부는 필요가 없어요. 괴물들을 이해하려고 하면 안 돼요. 괴물은 그 결과로 존재할 뿐이니까. 그럴 만 한 잘못은 없어요. 괴물을 동정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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