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적초 - 비둘기피리꽃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구적초 

Miyabe World

미야미 미유키 지음

북스피어

 

<솔로몬의 위증> 2권을 통해 처음 만나본 이후로, <모방범>을 비롯한 30권의 책으로 알게된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중단편집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유품으로 남은 잃어버린 과거를 더듬어 가는 아소 도모코가 등장하는 '스러질 때까지'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한 자루의 장전된 총으로 살아가는 아오키 준코의 이야기인 '번제'이며, 비둘기피리꽃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세 번째 이야기 '구적초'에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는 형사 혼다 다카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초능력을 지닌 세 명의 여성을 둘러싼 세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이 중 '번제'는 염화 능력(파이로키네시스)을 가진 아오키 준코가 등장하는데, 이 염화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의 이야기는 미야베 미유키의 또다른 장편소설인<크로스 파이어>의 원형이 된 작품이라고 한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사회 정화를 위해 헌신하려고 하는 아오키 준코의 이야기이다.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 모두 사망하게된 교통사고로 인하여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아소 도모코는 같이 살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이후의 부모님의 유품인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서 교통사고 이전에는 앞날을 내다보는 예지 능력의 소유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님의 죽음을 예견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된 도모코는, 늘 머리가 아프다고 괴로워하는 딸을 위해 부모님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감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특이하게도 표제작인 '구적초'가 제일 끝부분에 배치되어 있고, 여기에서 주인공 다카코는 투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로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데, 이런 특별한 초능력을 통해서 유능한 형사로 인정받아 순탄한 형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늘 이런 방식으로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점에 불안해하고 컴플렉스를 느끼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힘이 점점 쇠약해 가는 것을 느끼며 혼란에 빠진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는 능력이 없어진다면, 이런 평범한 자신이 형사로서 과연 사람들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힘과 떨어져서 혼자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불안감. 어떻게든 빠져나가는 힘을 막으려고 하지만, 점점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사라지고 관자놀이 부분이 마비되면서 정신을 잃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여기 등장하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가 현실성이 있는지,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일인 지는 나로서는 알 수도 없으며 뭐라고 판정을 내릴 수도 없는 일이다. 초능력자를 소재로 해서 풀어가는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현실에서 있음직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초능력자가 등장해서 자신의 초능력을 펼쳐가면서 무슨 무용담을 쏟아내는 것도 아니고, 이들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고민도 하고, 불안해 하기도 하고, 회의도 한다. 마치 주변에 드물기는 하겠지만 이런 초능력자들이 있을 것 같고, 자신의 초능력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보통 사람들 속에 묻혀서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2014.10.13.(월)  두뽀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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