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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카르마의 구슬 10 (완결) - 완결 ㅣ 카르마의 구슬 10
송정하 지음 / 청어람 / 2013년 9월
평점 :
10년도 전에 읽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예전 생각이 나서 검색했는데, 마침 전자책이 있기에 바로 전 시리즈를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당시에는 잘 찾아볼 수 없었던 이세계->현대->이세계라는 설정이 참 신선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인공이 여자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철저히 이용하며 자기 앞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그런 캐릭터입니다. 요즘의 소위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서는 흔한 설정이지만, 당시에는 아주 파격적이었고, 그런 주인공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읽으니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주인공이 참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진이 자신이 벌인 일을 수습은 하되, 자기 행복을 포기하면서까지 그걸 책임지려고 하는 게 읽는 독자를 지치게 만듭니다. 남자주인공들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확고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그러는 척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자기의 목적을 위해선 그들이 필요했으니까요. 9권에서는 주인공의 입으로 직접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권리를 부르짓던 진은, 대체 무슨 권리가 있다고 다른 나라의 방향도 제 멋대로 결론 짓는 걸까요? 주인공에게는 그런 권리도 없고, 자신이 그렇게 말하는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참 모순적입니다.
하나 재밌는 건, 10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판타지 소설로 분류되던 이 글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로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진의 인생관이나 성별을 생각하면 참 냉소 짓게 됩니다.
2002년에 이런 내용을 생각하고 쓰실 정도의 작가님이시니 최근에는 더 발전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2004년의 글을 마지막으로 다른 작품은 보이지 않네요. 그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수정: 2015년 글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