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엄마 - 육아에 서툴고 살림에 서툰 이 시대의 딸들에게
옥복녀 지음 / 타래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가짜부모 진짜부모에 이은 옥복녀 선생님의 두 번째 책. 서툰 엄마

 

사실 우리는 모두 서툴다. 하루하루의 경험들 모두가 처음이고 낯설기에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닌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라고 생각할 때, 오히려 발전가능성이 생기고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아마도 부모교육 전문가이신 옥쌤께서도 이 점을 딸에게 전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책 읽는 내내 딸을 둔 친정엄마의 안타까움과 사랑 애정 믿음이 느껴져 마음이 따뜻했고 눈시울이 젖었다.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태어타도, 엄마로 살아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있다고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부딪히고 깨어져야 더 많이 성숙하고 성장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부서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제가 더듬거리며 걸어온 방법을 알려준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취사선택은 물론 딸의 몫이지만요. p.6

 

나는 엄마 5년차다. 두 아이는 당연 나의 분신이고, 때론 나보다 훌륭한 스승이며, 또 때론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케 하는 시험관이기도 하다. 그 피로와 분노를 참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하여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고, 더 사랑해 주고 싶고, 더 거들어주고 싶다. 그러나 내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음 그 도움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잘 조절하는 것이다.

 

한국 미혼여성 10명 중 4명이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한다고 합니다(2016.8.11, JTBC자요). 경제적 부담, 직장생활하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부모교육에 참여한 엄마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 키우는 게 너무나 힘든 일이라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삶이 너무나 황폐화된다고도 말합니다. 차라리 아이 낳지 않고 사는 게 더 행복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싶지 마련인데, 전혀 행복하지 않다면 선택할 이유가 없잖아요. p.7

 

어쩌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들에겐 비밀이지만... ‘어쩌자고 둘이나 낳았나후회할 때가 많았다. 외롭고, 힘들고, 답답해서. 훌쩍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더러 있었다. 서천석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엄마가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같이 살아야 하니까. 같이 안 살 수 없으니까.’엄마로서 지치고 힘들고 화나는 마음을 억누르지 않고 건전하게 풀어놓을 자리만 있어도 우리는 이 어려움을 행복으로 승화 시킬 수 있을텐데 말이다.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때때로 드는 고단한 마음을 가만히 바라볼 권리와 자격을 가질 수 있다면 육아가 보다 쉽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제 딸이 미국에서 목사님 주례 하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신랑과 신부는 직접 작성한 성혼선언문을 식장에서 읽었습니다. 거기서 딸아이는 아이 셋 낳아서 잘 양육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입니다. (중략)

성혼선언문을 들으면서 시댁 어른들의 마음은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내심 많이 좋아하셨을 지도, 어쩌면 며느리가 기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 딸아이의 엄마로서 마음이 무척 불편했어요.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꼽아보고 있더라고요. 29세에 첫 아이를 낳는다고 가정했을 때 2~3년 터울로 낳아도 세 명을 낳으려면 35세 이상, 유치원 정도 보내는데도 꼬박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립니다. 최소한으로요. 그러면 제 딸은 40세가 됩니다. p.20

 

결혼식장에서 아이를 셋 낳겠다는 선언을 하는 딸과 하객석에 앉아 손꼽아 그 세월을 헤아리는 친정엄마. 왜 이리 눈물이 글썽이면서도 웃긴걸까. 문득 친정부모님이 생각나서 눈물을 흘렸다. 결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친정 아빠는 한 5년만 더 있다 해도 된다며 만류하셨고, 친정 엄마는 갑자기 임용고시를 밀어주시겠다며 말리셨다. 부모님도 딸이 품안에서 벗어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험난한 길을 걸어갈 것이 안타까우셨었나 보다. 그러나 등짐을 기꺼이 짊어지고 이 길을 걸으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더욱 성장하고 삶의 행복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내 몫이지 않을까. 우리 부모님처럼 말이다.

 

마음에도 길이 있습니다. 자꾸 다녀야 길이 만들어집니다. 과거나 미래로 가려는 마음을 얼른 손잡고 당겨서 지금 여기로 데려다 놓아야 합니다. 믿음으로 길을 닦을 때 엄마의 센스등이 줄줄이 켜집니다. 환히 길을 밝혀 줍니다. p.25

 

마음에도 길이 있다는 말에 눈앞에 그림이 펼쳐지는 것 같다. 마음의 오솔길...

속상하고 힘들 때 마음을 다시 리셋시킬 수 있는 오솔길,

행복하고 기쁠 때 마음을 잘 구경할 수 있는 꽃길,

지치고 쉬고플 때 시원한 나무그늘을 찾아갈 수 있는 숲길...

길들을 만들고 싶다.

 

독립적인 여자가 되세요.

경제도 사업도 남자한테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자가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희생하는 건 아닙니다. _ 펑리위안(중국 시진핑 주석의 아내)p.32

 

양성 평등의 시대라고 하면서 엄마가 되고는 갑자기 의존적인 사람이 되었던 것 같다.

투덜거리며 주저앉고 상대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보다

보다 독립적인 여자가 되어 보아야겠다

 

앞으로도 딸을 향하여 무한 신뢰의 말을 계속 무한리필 해 줄 생각입니다. 한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가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니까요. 이런 믿음의 말들이 딸의 앞날에 더 용기를 주고 에너지를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먼저 엄마의 에너지 탱크가 고갈되지 않도록 항상 자체 동력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채워두어야겠지요.

그리고 옐로카드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볼 겁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딸의 삶에 끼어들까봐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실천했던 방법입니다.

, 엄마가 엄마의 이름으로 네 삶에 끼어든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 옐로카드를 들어야 한다.” p.37

 

첫째가 다섯 살이 되면서 점점 독립심이 커가고 있다. 한편 독립적이길 바라면서도 자기주장을 할 때면 서운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아이는 스스로 옐로카드를 들고 있었던 건데 말이다. 아이의 거절을 당연한 권리로 선물해야겠다. 내가 굳이 제도로 만들지 않아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는 아들이 기특해진다. 바라봐 주고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부모가 되자.

 

전 이제 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단계는 넘어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관심이 더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늘 점검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의타심, 공헌하는 삶이 목적일 때,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강력한 힘임을 실감합니다. p.257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연결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낄 줄 아는 사람은 상대로 아낄 줄 알고, 자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아끼고 싶은 사람은 주변의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해야 그 행복이 지속됨을 안다. 그래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단계를 넘은 사람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 글을 읽으며, 나도 능력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큰 능력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따금씩 자신에게 한 번씩 물어보세요. 내 마음이 자화만사성인지를. 자신의 마음이 평온해야 남편도 아내도 서로의 마음을 상처를 내지 않습니다.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깁니다. 혼자일 때의 마음이 건강할 때 함께할 때 서로의 마음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가 잘 될 때 행복한 가정입니다. 가화만사성의 바탕은 자화만사성입니다. p.59

 

가화만사성의 중요성은 말이 들었지만 자화만사성이 바탕이라는 말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맞다.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지려면 당연히 가정이 화목해야 하고, 가정이 화목하려면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행복해야 한다. 어제 옥쌤의 강연이 강남 교보문고에서 있었다고 들었는데, 넘 아쉽다. ... 요 얘기를 직접들어야 하는데... 그래도 책으로나마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시어머니가 오셔서 조리해 주면 힘들 텐데....“

주변 선배들이 아무리 조언해 주어도 딸은 앞서서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를 누가 키울지에 대한 것도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했습니다 .너무 앞서서 미리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먼 미래를 미리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소진하지 않더라고요. 순간순간을 즐길 줄 아는 딸의 태도가 세상을 축제의 한판으로 즐기는 비법 같습니다.

살아보니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사는 삶이 제일 어렵다는 것을 저도 압니다. 자꾸 미래로 가고 과거로 가서 불안해하고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다 뺐겨버립니다. 정작 지금 해야 할 일에는 에너지를 쏟을 힘을 남겨두지 않고서요.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의 삶에 온전히 집중하는 딸을 보면서, 처음에는 너무 대충 사는 것 같아 걱정되었습니다. 지금은 제 딸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를 무방비 상태로 놓아준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앞서서 걱정하지 않는 태도이니 말입니다.

 

37살 내 인생의 몇 분의 1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제일 힘들었던 것은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마음이었다. 하여 과거를 후회하거나 과거에 집착하고,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을 하고, 미리 장벽을 만들고 나만의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며 현재에 집중할 기운을 다 빼먹었다. 보다 큰 마음으로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즐길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친정엄마가 아니라면, 아이를 키워 분가를 시키고, 할머니가 되어보지 않았다면 절대 쓸 수 없는 책.

엄마가 되어도 엄마가 늘 그리운 우리들에게 따뜻한 무릎을 내어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해준 책이다. 옥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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