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1주

개인적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나름 도달한 결론이 있다면 바로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영화를 먼저보자'이다.. 아무래도 지면의 유리한 점이라고 할까.. 좀더 디테일하고 이야기도 자세하고...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면 영화는 스크린과 한정된 시간안에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아무래도 제약이 많다.. 물론 지면으로 설명하는 것이 스크린으로 직접 볼때에 비해 많은, 자세한 설명을 요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책이.. 글이 더 유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표현이 한계가 없다고 할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온전히 영화만 보기가 힘들다... 이미 내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기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한편의 스토리를 바탕에 두고 영화를 보기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된다고 할까.. "어.. 여기는 다르네..", "중간에 이런일이 있었는데 생략되었구나.." 뭐 이런식으로 영화보는내내 혼자 생각하고, 끼워맞추고... 그런데 영화를 보고 책을 읽을때는 그런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내가 직접 상상한 주인공이 아니라 이미 주인공의 얼굴을 알고 시작하는 단점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책과 영화를 모두 온전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가진 영화중에 둘다 만족하는 경우가 쉽지 않은데, 영화를 먼저 보는 경우가 더 만족도가 높아지는듯.. 지금 골르게된 이 영화들도 모두 영화를 먼저 본 경우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떠나 책도 영화도 모두 너무너무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1. 나를 들여보내 줄래... "렛미인"  

 

  

 

줄거리

빛이 사라지면, 너에게 갈게 | 전세계를 매혹시킨 슬픈 사랑 이야기

못된 아이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는 외로운 소년 오스칼은 어느 눈 내리던 밤, 창백한 얼굴을 한 수수께끼의 소녀 이엘리를 만난다. 둘은 곧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고, 어느 새 가슴 설레는 감정이 싹튼다. 하지만 이엘리의 등장 이후 마을에서 피가 모두 사라진 채 죽임 당하는 기이한 사건이 계속되고, 비상한 두뇌의 오스칼은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눈치 채는데… 


한소년이 있었다... 자주오는 눈만큼이나 새하얀 피부에 금발머리.. 연약해 보이는 이미지처럼 학교에서도 못된 아이들에게 대놓고 괴롭힘을 당한다.. 그런처지라 가까이오는 친구도 없고.. 혼자서 위험한 범죄사건들을 스크랩하며 상상속에서 복수만 하는 소년.. 어느날 그 소년의 이웃에 한 소녀가 이사를 온다... 추운날에도 얇은 옷에 맨발에 다니는.. 밤에만 만나는 미스테리한 소녀...  외로운 처지의 둘은 서서히 친구가 되어간다.. 소녀가 무시무시한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도 소년은 그 소녀에게서 떠나지 못한다... 지독한 외로움은 그 어떤 무서운 현실보다도 견디기 어려웠던것일까..  결말부분에서 서늘해지기는 하지만 두 소년, 소녀의 우정은 어딘가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미국에서 빠른시일내에 리메이크작을 만들어냈지만, 원작의 감성과 완성도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건조함과 영화도 어딘가 닮아 있고... 너무나도 강렬하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자주내리는 눈만큼이나 무채색의 삶에서 서로에게 한줄기 빛같은 오스칼과 이엘리.. 

 

2. 돌아와요... 나에게 돌아와요... "어톤먼트"

 

줄거리

영원한 사랑의 약속 (어톤먼트) | 기다림이 아플 수록 사랑은 깊어집니다...

1935년 영국,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는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집사의 아들이자 명문대 의대생 로비(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주친다.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지만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던 이들은 그날 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본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의 오해로 로비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이후 세실리아는 로비가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간호사로 일하게 되고, 로비 또한 세실리아를 다시 만난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는데…
  

제임스 맥어보이를 보기위해 갔다가 그만 눈물쑥~ 빼고 왔다... 영국영화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이랄까.. 두 젊은 배우의 멋진 연기까지.. 어느곳 하나 매력적이지 않는 구석이 없는 작품.. 감수성 예민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한 소녀가 사실이라고 믿어버린 거짓말때문에 기구하고도 슬픈 운명에 놓이게 되는 젊은 연인의 이야기..  사실을 자신의 시선에서 왜곡되게 바라보고 그것도 모자라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어버린 한 소녀는 젋은 두 연인에게 엄청난 운명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소녀가 나중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후에도 자신은 결코 거짓말을 한게 아니라고 말한다. 스스로는 그것을 사실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에.. 하지만 상상력 풍부한 소녀가 순진하게 믿어버린 왜곡된 진실이 가져다준 결과는 너무나도 슬펐다... 이 영화도 마지막에 서늘하다 못해 가슴 미어지는 반전(?)이 있다... 영화를 처음 보면서 얼마나 세게 한대 맞은 기분이 들었던지.. 그리고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어우...

이 영화에서는 영상, 음악, 스토리등 뭐 하나 맘에 안드는 구석이 없지만, 특히나 제임스 맥어보이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20대 젊은 나이에 이정도의 감성과 눈빛과 연기를 보여주다니.. 최근 왠만한 헐리우드 영화나 젊은 배우들 보다도 눈에 띄는 차세대 배우들이다.. 

  

저 장면 저 눈빛과 대사들... 가장 안타까운 순간중 하나.. 

 

3. 내 꼬마야... 책 좀 읽어줘.. "더 리더" 

  

줄거리

나를 사랑하나요?

그 남자의 첫사랑. 10대 소년 ‘마이클’은 길을 가던 중 열병으로 인해 심한 구토를 일으키고 우연히 소년을 지켜 본 30대 여인 ‘한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마이클’은 감사 인사를 청하기 위해 그녀를 다시 찾아가고 순간 그녀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며 비밀스런 연인이 된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한나’에 대한 ‘마이클’의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지게 된다.

  그 여자의 마지막 사랑. ‘한나’는 우연한 만남 이후 그녀를 찾아 온 ‘마이클’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그와의 사랑을 시작한다. 언제부터인가 ‘마이클’과 관계를 가지기 전 책을 읽어 달라는 그녀. <채털리 부인의 사랑>, <오디세이> 등 ‘마이클’이 ‘한나’에게 읽어주는 책의 수가 늘어 갈수록 둘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나’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말 한마디 없이 ‘마이클’ 곁에서 사라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그리움 속의 8년 후, 법대생이 된 ‘마이클’은 재판에 참관했다가 우연히 피고인 신분의 ‘한나’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마이클’은 안타까움을 안은 채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모든 죄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한나’를 눈 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마이클’은 또 다시 그녀와 20년간의 헤어짐을 맞게 된다. 감옥에 간 그녀에게 ‘마이클’은 10년 동안 책을 읽은 녹음 테이프 보내면서 그녀와의 애절한 사랑의 끈을 이어가는데…

  그렇게… 비밀스러운 여인 ‘한나’로 인해 ‘마이클’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영화가 개봉될 당시 기회가 닿아 조금 일찍 영화를 접했는데, 보고난 후 홍보 및 카피 문구를 보고는 화가 치밀다가 나중에는 어이가 없었다.. 무슨 영화 홍보를 이따위로 하는건가...  아무래도 노출이나, 소년과 성인여성의 사랑을 다루다보니 그렇겠지만 어찌 그런 엉터리 홍보를...      

한소년이 열병에 걸려 길가던 중 구토를 하게되고.. 그런 소년을 도와준 젊은 여성은 이 우연한 계기로 서로에게 빠져들게된다.. 샤워, 사랑나누기, 나란히 누워있기, 그리고 책 읽어주기... 항상 뭔가가 불안해 보이고, 그늘진 그녀... 소년은 불안하다... 어느날 여자는 사라져 버리고 법학도가 된 소년이 그녀를 다시 만난건 전범 재판소... 그녀는 수용소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재판장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그녀가 글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않고 그저 자신이 글을 모른다는 사실만을 숨긴채 무기징역을 받게 되는 그녀... 소년은 그녀의 과거에 그리고 현재 그녀의 모습에 화가난다.. 세월이 지난 후 어른이 된 소년은 어느날부터 책을 읽어 그녀에게 테이프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녀가 글을 배우기 시작했는지 짧은 소식을 전해오지만, 소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채 그저 책을 읽어서 보낼 뿐이다... 기나긴 세월이 지난 후 자유를 찾게된 그녀.. 연고지가 없는 그녀에게 유일하게 끈이 닿아있는 소년에게 연락이 가고 출소 준비를 위해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만남이후 그에게 날아온 소식은 그녀의 죽음... 

글을 몰랐던 한 여자의 자존심이었을까... 한나의 무력한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고, 그녀의 인생이 너무 서글프고 슬펐다.. 평범한 한 개인이 전쟁속에서 그저 살기위해라고 하기엔 그녀의 선택은 너무 무심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절망은 너무도 뼛속깊이 슬펐다.. 이 영화가 이렇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요소에 단연코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가 있었다.. 한나의 표정과 눈빛들... 영화를 보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더 깊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 덕분이었다.. 

 

 

한나와 마이클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  

 

이 작품들 말고도 원작이 있는 영화들이 더 있겠지만, 최근이 이 세편이 정말 특별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영화가 지루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잔잔함과는 달리 가슴 깊숙이는 큰 파도를 일으키는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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