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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 소노 아야코의 경우록(敬友錄)
소노 아야코 지음, 오경순 옮김 / 리수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소노 아야코...
내가 그녀의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가 보다.
지금은 절판되어 다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하늘색과 연두색, 노랑색과 핑크빛의 색지가 너무 예뻤던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사랑과 생명에 관한 짧은 해답] 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은 아야코님의 저작 중 주제별로 주옥같은 내용들을 묶었던 아포리즘이었는데, 표지가 너덜너덜해 질 만큼 읽고 난 후에야 너댓권의 책을 더 사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에도 몇 번인가 소노 아야코 여사의 책을 읽으려는 노력을 해 보았지만 쉽게 구할 수 없어서 안타까워 했다. 특히 [경우록]과 [신의 더럽혀진 손]은 국내에서 구할 수가 없어 일본에 있는 친구를 통해 원본을 구해다 볼 정도로 난 그녀의 팬이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그녀의 책들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모른다.
이 책 [사람으로부터 편안해 지는 법]이라는 책 역시 그녀의 이름만 믿고 덜컥 사 버린 책이다. 아직 그녀의 책은 단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말이다.
주위 사람들과 한번의 마찰도 없이 행복한 삶을 꾸려 나가는 이가 있다면 그건 아마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른바 행복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고 주관적인 것임을 기억한다면, 이 책을 통해 아야코 여사가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조언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가 아닐까?
몇 가지의 다양한 주제와 참으로 그녀다운 이 책의 조언은 어디에선가 들어봄직하여 그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음에도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새로운 경계와 다짐을 굳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녀 자신 역시 일본에 몇 안되는 크리스챤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 기억하라. 기독교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유일신을 믿는 배타적 종교임을 -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상대를 배려하는 깊이 있는 애정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관계를 통해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겐 그녀의 책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