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방법은 내가 보는 풍경이 아닌, 그가 바라보는 자리로 가 가만히 듣는 것뿐이었다(60쪽)...타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막연하게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귀가 열려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인터뷰어의 자세가 이처럼 낮고 평등하다는 건 인터뷰이가 자신의 마음을 풀어헤쳤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읽는 그대도 그들의 이야기에 심장이 뛸 게 분명하다. 나도 그랬으니까^^
갈네에서 기옥이가 되기까지...100년도 더 전에 이처럼 자아가 분명하고 맑게 깨인 여성이 살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게다가 대한민국 공군의 산증인이 권기옥 선생이란 점도 처음 알았다.딸로, 여자로, 아내로,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의 주춧돌로 한평생을 산 사람...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에 내주고도 한없이 의연했던 여인...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항일 독립운동사에 가려지고 숨겨져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의 생애가 더욱 많은 이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