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앞으로 걸어나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사랑했던 사람의 냄새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인생에는 간직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삶의 이유가 되어주었던 사람이 떠나간 뒤, 용휘는 매일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게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억하려 애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