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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 경제로 보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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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란 없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그가 물었다.

이 세상의 모든 탐욕과 야망의 목표,

부와 권력과 명성을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p. 15)



  그는 새로운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봤던 최초의 경제학자였다. 그의 이름은 애덤 스미스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이것이 코페르니쿠스에 필적할만한 대전환이라고 믿었다. 그의 말이 진리로 여겨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와 영광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추악한 소동은 보통 사람들의 복지에 기여할 때 궁극적인 정당성을 갖는다.(p. 21)”는 말을 무시한 채, 대중들과 경제학자들은 그의 사상을 오독하기 시작했다. 그를 자유방임주의자라 부르며 자유와 이윤이란 미명 하에 모든 수단을 정당화시켰다. 결과는 어떤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기상 이변, 환경 파괴, 빈부 격차 등 예상도 못 했던 잔혹한 내일이 실재하게 되었다.

 

 

  내쉬 균형, 금발을 포기하라.

  내쉬 균형도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진 못한 듯하다. 내쉬에 따르면 금발 미녀를 쟁탈하려면 역설적이게도 모두가 금발 미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그 방책이 과연 최선일까. 그야 어쨌든, 애덤 스미스의 공리는 내쉬에 의해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을 모두 고려해볼 때, 전체 이익이 증가한다.”는 주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공리적 측면에서 그의 주장은 큰 의미를 갖게 되었고, 남의 이익을 고려하는 범위에서의 파레토 최적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신용 등급의 역설, 돈을 빌리지 않으면 낮을 수밖에 없다?

  돈을 빌리지 않으면 신용이 낮다. 무슨 말인가. 단 한 번도 빚지지 않고, 신용카드도 쓴 적이 없다면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진단이다. 빚을 갚을 거라고 믿을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그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꾸는 게 신용이 되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좋은 등급을 얻기 위해서, 신용도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이 필요한 역설. 이 덕분인가. 2015년 대한민국 가계부채는 1100조다. 1인당 2천만 원 이상의 빚을 가진 셈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빚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9월 통계에 다르면, 주택 담보대출 중 생계자금 목적의 대출 비중이 55.6%에 달했다고 한다. 집을 사기보다는 먹고살기 위해 돈을 빌렸다는 말이다. 그들의 상당수는 하우스 푸어를 자처하고 있는 형편이다.

 

 

  오쿤의 법칙, 현실에서도 맞을까?

  오쿤은 실업률 및 물가 상승률과 GDP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꼼꼼한 실증연구 끝에 오쿤은 실질 GDP2.2% 오를 때마다 실업률은 1%씩 줄어든다는 오쿤의 법칙을 정리해냈다. 하지만 물가지수를 제외한 GDP라 하더라도 지난 분기와 같은 상황이라면 들어맞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거나 활성화되면서 발생한 GDP는 실업과 고용관계에 하등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지표와 현실의 괴리이며, 통계의 배신인 셈이다. 같은 현상은 고통지수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2015년 청년실업률은 10%, 전체 실업률은 4%에 육박하였으나 우리나라의 고통지수는 주요 51개 국 중 네 번째로 낮았다. 제대로 현실을 반영했다고 보긴 어렵지 않겠는가.

 

 

  경제학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란 없다.

 

우리는 마르크스를 다시 읽어야 한다.

그는 런던의 빈궁 속에서 죽은 자식들을 놓고

슬퍼하면서도 최선의 인류를 꿈꿨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은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p. 179)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자본주의경제학은 몇 번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때마다 케인스주의라는 수정자본주의 형태로 견뎌낼 수 있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자본에 대한 처방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높은 실업률, 빈곤, 빈부격차, 환경 파괴 등에 대처할 만한 힘이 부족했다. 경제학은 순환한다. 애덤 스미스의 사상이 절대적일 수 없다. 그건 케인스도 마찬가지다

  마르크스의 사상도 좋은 부분은 있지만, 역으로 실패한 부분도 있다. 토머스 피케티가 지적했듯, 자본 수익률이 0으로 수렴하지 않았다. 하지만 능력주의를 넘어 불평등으로 인간소외 현상을 일으킬 만큼 심각한 문제가 자본임을. 그것이 내 문제임을 진단했다는 점은 놀랄만한 통찰이었다. 그러나 누가 그의 사상을 다시 꺼낼 수 있을까. 케인스의 마지막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이디어를 잊는 것이다.“

- 존 메이너스 케인스 (p. 215)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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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6 1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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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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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의 마법(The Magic of Participation)

 


샤오미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란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이름처럼, 혜성처럼 나타나 어느 새 최고의 브랜드가 된 샤오미를 알고 싶었다. 한국인들에게 유일하게 무시당하지 않는 메이드 인 차이나브랜드. 세계적인 품질과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샤오미. 특히,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보조배터리 계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질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샤오미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샤오미의 공동창립자 리완창은 답한다. 사용자와 친구가 되라고.

 

사용자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감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p. 31)

 

그는 참여감이 일종의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힙합의 인기에 힘입어 유행어가 된 디스(Diss)’도 참여라는 그의 답이 참신하다. 그 참여는 호감과 이익이 결부되어야 한다. 기업과 사용자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는 참여감이 오래 지속되는 법이지 않는가.

 

오늘날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즉 그 제품을 통해 내가 어떤 새로운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p. 40)

 

더 이상 하드웨어적 월등한성능을 소비자들은 원하지 않는다. 대신 스토리를 원한다. 그것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경험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색다름을 제공해준다.

 

무인양품의 디자인 총감독인 하라 켄야는 디자인의 원점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한 제품,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p. 57)

 

그 시작은, ‘디자인의 몫이기도 하다. 이 디자인은 샤오미 직원들만 만들어내진 않는다. 일명 미펀이라고 불리는 샤오미 매니아들의 실력도 십분 발휘된다. 아마추어가 생산하는, 프로츄어적 참여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자신의 저서 롱테일 법칙에서 과거에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영원히 평행선 관계에 있었지만, 미래에는 이 둘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샤오미에서는 이미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렵지 않을까.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는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이것이야 말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원점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 디자인의 좌표체계가 명확해진다.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가 분명하지 않으면, 제품의 제작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어떻게 만들어야 사용자가 쓰기에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은지 알기 어렵고 디자인도 무미건조해지기 쉽다. 사용자 집단의 요구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p. 56)

 

201349, 샤오미 제품 발표회에서 운영진들은 48일 밤부터 9일 새벽 1시까지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제품 발표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대략 80%의 청중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다.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창업주 레이쥔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중앙통제실로 걸어가며 외쳤다. “어제 원고에서 몇 부분만 수정합니다.” 그는 샤오미 제품에 미쳐있었다. 극치(極致)란 먼저 스스로 미치는 것, 대담하게 수정하는 것, 다시 말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었다.

 

게시판의 기본 형태는 게시 글이다. 그렇다면 게시 글과 관련해서는 어떤 혁신이 가능할까? 결국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단지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자게시판에서 다 함께 놀게 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샤오미 만이 아니라 다른 전자게시판의 사용자들과도 함께 놀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중략) 제품 발표회 당일이었던 201395일에는, 130만 명의 샤오미 사용자들이 샤오미 전자게시판에서 제품 발표회 현장 중계를 지켜보았다. 이날 하루 동안 게시된 글은 무려 100만 건에 달했다. 이것이 참여감의 힘이다. (p. 212~213)

 

샤오미는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들에게 업계 평균보다 20~30%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과거 고객서비스 직원들에게 주어졌던 것보다 훨씬 넓은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업무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인테리어 비용도 따로 지급하고 있다. 이 방침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원동력이 된다. 각자가 자질을 최선으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고객서비스 업무 자체는 기업에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지만, 우리는 고객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을 광고나 마케팅에 투자한 비용과 같다고 생가하고 있다. 고객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은 반드시 더 큰 보답으로 기업에 돌아오게 마련이다. (p. 221)

 

플라스틱 조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진실만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p. 271)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까. 진심을 다해 서비스하고 진실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기업이라면. 샤오미는 뜨거운 사랑이란 말로 답하고 있다. 누구든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그 일에 대해 뜨거운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면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샤오미고, 샤오미의 참여감을 이끄는 초석이다. 그래서 최고의 인재들이 샤오미로 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IT 업계가 참여감을 무기로 하는 강적의 등장으로 인해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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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6 0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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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노베이터

누가 혁신가인가. 세상을 바꾼 혁신가들은 어떻게 살아왔나.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나는 스마트폰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의 마음엔 뭔가 남다른 메세지가 있는 듯하다. 천재들은 천재이기 전에 '변혁가'였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태어나기라도 한 듯.


2. 차별화로 핵심역량을 높이는 경영전략

예전엔 남들을 따라가기만 해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들과 '다르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무한경쟁사회,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앞에서 누구도 자신만의 브랜드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기업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차별화'를 경영 전략가 및 세계적 석학들의 이론으로 녹아냈다. 오늘날 꼭 필요한 책이다.


3. Day 1

'롱테일 법칙', '웹 2.0의 선두주자'. 아마존을 생각하면 이런 말들이 떠오른다. 수식어가 많은 쇼핑몰이다. 그도 그럴 것이 94년 창업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미국 전역을 차지한 맹주가 되었다. 대륙의 맹주다. 그런 아마존이 주주들에게 매년 공개서한을 보낸다고 한다. 그것에 담긴 메세지와 아마존의 경영 방침에 대해 파해쳐보자.


4. 플레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바람의 나라'였다. 최초의 머드게임으로 넥슨을 일약 이머징 벤처로 떠오르게 했던 시절이 있었다. 20년이 지났다. 지금 넥슨은 명실상부한 세계 온라인게임 회사 중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놀면서 사업하는' 사업이 아닌지. 그들의 성공 비결을 읽어보자.


5. 혁신의 대가들

혁신, 또 혁신이다. 혁신의 대가들은 무엇이 다를까. 마스터란 호칭에 걸맞게 뭐든 잘해낼까? 요즘 같이 기업들이 쉽게 도산위기에 처하고, 근로자들과 임원들의 생각이 엉킬때. 바로 혁신이 필요하다. 대가들을 통해 혁신이 어떻게, 얼마나 이루어져야 하는 지 조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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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3 2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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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K. 헌트의 경제사상사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사람? 이라고 묻는다면, 누가 손을 들 수 있을까. 공산주의를 이기고(?) 살아남은 자본주의의 우월함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불만 없는 사람? 이라면 누가 또 손을 들 수 있을까. 우리는 자본주의의 우월성만큼이나 그 폐해를 잘 알고 있다. '빈부 격차', '환경 오염', '절대다수의 절대빈곤층' 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다. 기존의 애덤 스미스로 대표되는 자유시장경제를 보완할만한 E.K. 헌트의 경제사상사. 읽어 볼 가치가 있다.




2. 위대한 탈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경제학자라면? 단연 2015년 노벨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이 아닐지! 피케티와 대립각을 세울만한 이론으로 무장한 이 사람. 좋든 싫든 이 책은 읽어야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불태 아니겠는가.




3. 2016 ICT 트렌드















 다가올 미래, 지금까지의 ICT는 전초에 불과했다. 앞으로 올 트렌드를 전망하는 KT 경제경영연구소의 의미 있는 도전이 아닐지.




4. 한국 경제 대안 찾기















 한국 경제 대안은 없는가? 이번 분기 깜짝 성장을 거두며(1.3%)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예고했다던 언론의 발표와 달리 실물경제는, 특히 장바구니 경제는 참 어렵다. 믿었던 지표마저 배신을 한 건, 그 뒷 배경이 '부동산 활성화' 덕택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아! 한국 경제,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그 배후를 '불평등'의 '평등화'로 찾고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모 대통령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떠오르는 건 나뿐인지.




5. 리더가 리더에게
















 리더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리더가 되었지? 리더 창조설과 리더 진화설에 의문을 갖는다. 한 번 가볍게 읽어봄직한 책이 아닌지. 따뜻한 방바닥에서 누워 읽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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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5 23: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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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에 소액 금융 대출이라고 검색하니 많은 대부업체들이 약속이라도 하듯, 명함을 내밀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일은 역사를 생각지 않아도 될 만큼 오래 되었으리라. 지금까지도 인류가 이 사업에서 그 명맥을 잇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분야는 보통의 대출은 아니다. 목적과 대상이 상이하다.

 

소액 금융의 기본 개념은 몹시 매력적이다. 이 부문 전문가에게 소액 금융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마 다음과 같은 훈훈한 얘기를 들려줄 것이다. 개발 도상국의 허름한 오두막에 사는 여성이 소액 대출을 받아 생산적인 자산(재봉틀, 염소 등)을 마련한다. 그리고 그 자산을 토대로 열심히 일해서 소규모 자영업을 일군 후 그 사업 덕분에 더 큰 금액을 대출받아 마침내 가난에서 벗어난다고 말이다.”(29)

 

빈곤을 착취하다는 소액 금융(마이크로크레딧)의 암()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분야다. 아이스버킷챌린지를 하듯, 달아오른 소액 대출의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이 책 한 권. 내부 고발자를 자청한 그는 휴 싱클레어다.

 

내부 고발자들이 겪는 가장 근본적인 어려움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고 그것을 이해관계자, 심지어 피해자에게 보여 준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자나 피해자들은 행동할 만한 동기가 있어야 움직인다. 펀드들이 우리의 노고에 감사하고, 라포에 영업 개선을 요구하거나 투자를 회수하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게끔 프로세스를 정비하리라고 믿었던 것은 우리가 순진했던 탓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266~267)

 

그는 내부 고발자다. 서민을 위한 대출로만 포장됐던 소액 금융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물론, 개발 도상국의 저소득층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자본을 지원하여 자립하도록 하자는 소액 금융의 취지를 전부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에서 너무 높은 세율로 이자를 걷고 있고,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는 현실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2006년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은 무함마드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이었다. 당시론 앞서 소개했던 획기적인 소액 금융 대출 방식으로 높은 원금 회수율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베이컨이 말한 극장의 우상이 덧씌워졌다. 유누스라면(나도 그랬다.), 그라민 은행이라면 서민을 위한 좋은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하기 쉽다. 노벨상을 받았으니까.

 

그러나 유누스와 그라민재단 USA는 휴가 꼬집고 있는 슈바프재단의 각각 이사회 구성원과 주요 투자자였음이 밝혀졌다. 단순히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고 이율로 잇속을 챙기고 있는 기업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것일까. 그들 스스로가 이미 소액 금융 권력(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참고로, 유누스와 그라민재단이 참여하고 있는 업체의 대출 이자율은 126%에 이른다.

 

근본적인 싸움은 가난한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ASN노비브펀드에 맡긴 돈이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라포가 가난한 나이지리아 여성들에게 물리는 실제 비용을 살펴보면 모든 비용을 고려할 때 연간 110퍼센트가 넘습니다. (중략) 이 정도의 이자율로도 정말로 빈곤이 완화될 수 있는 겁니까?”(248)

 

이자율에 대한 논의는 왜 내버려 둔걸까. 일찍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인도적 차원에서의 도움을 자립 가능한,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제공한다고 했던 약속이 여기서 또 한 번 깨지고 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보고 싶은 것을 보려고 했던 건 아닐까. 돕고 싶은 것을 도우려고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들이 필요로 하고 현실적으로 갚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까.

 

기본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 지속 가능한 형태로 지원해주려면 이자율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했다. 이를 불필요한 세부사항(226)정도로 여긴다면 그 효과는 딱 그 정도에서 머물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도움이 아니란 것이다.

 

소액 금융의 전제로 다시 돌아 가보자. 그들은 창업,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대출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 소액 금융 대출 중 소비성 대출이 오히려 50~90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언급하지 않으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비로소, 소액 금융의 전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투자 기회가 있지만 자본이 없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50)”는 말이 무색해진 것이다.

 

무엇을 위한 소액 금융이었나. 그리고 누구를 위한 소액 금융인가. 자문해볼 때다.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준 휴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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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3 2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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