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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참여감의 마법(The Magic of Participation)
샤오미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란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이름처럼, 혜성처럼 나타나 어느 새 최고의 브랜드가 된 샤오미를 알고 싶었다. 한국인들에게 유일하게 무시당하지 않는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 세계적인 품질과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샤오미. 특히,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보조배터리 계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한국과 대만,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질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샤오미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샤오미의 공동창립자 리완창은 답한다. 사용자와 친구가 되라고.
사용자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감을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p. 31)
그는 참여감이 일종의 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힙합의 인기에 힘입어 유행어가 된 ‘디스(Diss)’도 참여라는 그의 답이 참신하다. 그 참여는 호감과 이익이 결부되어야 한다. 기업과 사용자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는 참여감이 오래 지속되는 법이지 않는가.
오늘날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것이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즉 그 제품을 통해 내가 어떤 새로운 체험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p. 40)
더 이상 하드웨어적 ‘월등한’ 성능을 소비자들은 원하지 않는다. 대신 ‘스토리’를 원한다. 그것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경험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색다름을 제공해준다.
무인양품의 디자인 총감독인 하라 켄야는 “디자인의 원점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편한 제품,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p. 57)
그 시작은, ‘디자인’의 몫이기도 하다. 이 디자인은 샤오미 직원들만 만들어내진 않는다. 일명 미펀이라고 불리는 샤오미 매니아들의 실력도 십분 발휘된다. 아마추어가 생산하는, 프로츄어적 ‘참여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크리스 앤더슨은 자신의 저서 롱테일 법칙에서 “과거에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영원히 평행선 관계에 있었지만, 미래에는 이 둘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샤오미에서는 이미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렵지 않을까.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는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이것이야 말로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원점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 디자인의 좌표체계가 명확해진다. ‘누구를 위한 디자인인가’가 분명하지 않으면, 제품의 제작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어떻게 만들어야 사용자가 쓰기에 편리하고 보기에도 좋은지 알기 어렵고 디자인도 무미건조해지기 쉽다. 사용자 집단의 요구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p. 56)
2013년 4월 9일, 샤오미 제품 발표회에서 운영진들은 4월 8일 밤부터 9일 새벽 1시까지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제품 발표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대략 80%의 청중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다.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창업주 레이쥔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중앙통제실로 걸어가며 외쳤다. “어제 원고에서 몇 부분만 수정합니다.” 그는 샤오미 제품에 미쳐있었다. 극치(極致)란 먼저 스스로 미치는 것, 대담하게 수정하는 것, 다시 말해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었다.
게시판의 기본 형태는 게시 글이다. 그렇다면 게시 글과 관련해서는 어떤 혁신이 가능할까? 결국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단지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자게시판에서 다 함께 놀게 해야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샤오미 만이 아니라 다른 전자게시판의 사용자들과도 함께 놀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중략) 제품 발표회 당일이었던 2013년 9월 5일에는, 130만 명의 샤오미 사용자들이 샤오미 전자게시판에서 제품 발표회 현장 중계를 지켜보았다. 이날 하루 동안 게시된 글은 무려 100만 건에 달했다. 이것이 참여감의 힘이다. (p. 212~213)
샤오미는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들에게 업계 평균보다 20~30%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과거 고객서비스 직원들에게 주어졌던 것보다 훨씬 넓은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며,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업무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인테리어 비용도 따로 지급하고 있다. 이 방침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원동력이 된다. 각자가 자질을 최선으로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고객서비스 업무 자체는 기업에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지만, 우리는 고객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을 광고나 마케팅에 투자한 비용과 같다고 생가하고 있다. 고객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은 반드시 더 큰 보답으로 기업에 돌아오게 마련이다. (p. 221)
플라스틱 조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진실만이 사람을 감동시킨다. (p. 271)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까. 진심을 다해 서비스하고 진실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기업이라면. 샤오미는 ‘뜨거운 사랑’이란 말로 답하고 있다. 누구든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그 일에 대해 뜨거운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면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샤오미고, 샤오미의 참여감을 이끄는 초석이다. 그래서 최고의 인재들이 샤오미로 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IT 업계가 ‘참여감’을 무기로 하는 강적의 등장으로 인해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