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한 찰리 문학동네 시인선 68
여성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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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핑꾸 에로틱하게 야한 야가 찰리겠죠?
아무 페이지나 딱 펼쳐서 읽기를 좋아해요.

당신의 가슴은 달과 사과처럼 차가워요
따뜻한 물로 발을 씻고 두 발을 앞으로 내밀어요
발톱을 가진

심장이 됩니다,

더 슬픈 발로 서 있는 사람이 됩니다
당신들은 괜찮습니까

타일들 중에서
에로틱한가요?
은근 아픈것 같아요..
더 슬픈 발로 서 있는 사람이 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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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게
누구의 목에서 이 비는 쏟아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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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쉬운게 아니네..
마음에 드는 문장 옮겨 적는거와 또 다른
마음처럼 삐뚤 빼뚤
눈으로 읽고, 입으로 읽고, 손으로 쓰고,
가끔 따로노는 눈, 입,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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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허밍버드 클래식 4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서령 옮김 / 허밍버드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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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즈음에 만화로
그리고 훌쩍 이십여년의 세월이 흘러 책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한장 한장 넘길수록 타임머신을 탄듯 빠져드는 빨강머리 앤.
나도 덩달아 초록지붕집에 함께 사는 듯한 느낌으로
앤과 함께 다시 커간다.
말없는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의 그 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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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안녕한 당신의 하루
안보윤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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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로 태어나
주민번호 뒷자리도 2로 시작하는 유 진

오대독자가 될 녀석이라는 아빠의 기대를 안고
공사시 이십칠분 여아 분만
간호사의 이 말을 듣고 엄마는 그대로 까라지고
고추가 아닌 째진 틈조차 허술한 유진을 보고 아빠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이름에서 항렬자를 빼는 일
그래서 유 진
그럭저럭 성장했고, 고등학교 진학 후
오대독자 운운하던 아버지가 밖에서 아들을 낳아왔고,
상당한 금액의 위자료를 얹은 이혼 서류가 엄마 앞으로 날아가고

어느 날 가랑이 사이로 쑥 빠져나온 슬픔.
애정과 미련, 설렘과 욕망이 한 덩어리로 뭉쳐 슬픔이라는 껍질을 둘러쓴 채 구체화된 모습을.
유 진의 슬픔은 아주 작고 말랑말랑한 죽순 모양

일종의 성기 기형
외부로 돌출되어야 할 부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있다가 성장하면 밖으로 빠져나오는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논리
그게 달렸으면 남자, 안 달렸으면 여자

더 자라지도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 슬픔은 나날이 견고해지는 중이고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보았지만 샤워할 때는 슬픔의 얇은 껍질을 조심스레 잡아당겨 닦아내야만 하는

주민등록증은 예정대로 숫자 `2`를 박은 채 발급
하릴없이 달랑거리는 이 인치짜리 슬픔은 정체성을 결정짓기에 지나치게 경망스럽고
시간이 필요한 유 진
슬픔을 성기로 뽑아낼, 혹은 불필요한 혹덩어리로 간주해 떼어버릴 시간, 그것을 슬픔이 아닌 어떤 것으로 정의내릴 시간이

유 진 옥탑방으로 이사 오던 날
유 진이 점점이 불이 꺼진 동네를 내려다보며
짜장 얼룩을 지우고 있을 때,
아들을 원하던 아버지의 오대독자 갓난쟁이는 점점이 꺼진 불을 골라 밟고 달아나 한 줌 재가 되어버리고
유 진은 아이가 흘리고 간 `용`자를 가만히 주워와 자신의 이름에 붙여보았지.
유용진
헐겁던 이름이 꽉 조여진 기분

아빠와 함께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다
유용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바지를 벗었어.
그러나 유용진이 아빠 앞에서 바지를 벗는 건 괜찮지만 유진이 하는 건 반칙, 그것은 엽기였고 일종의 범죄
엉거주춤 선 유진을 내버려두고 쏜살같이 옥탑방을 뛰쳐나간 아빠
유진의 슬픔이 `2`에서 `1`로 될 수 있는 자리였는데
`뭣`조차 되지않은
`뭣`조차 될 수 없는...

비교적 안녕한 당신의 하루
이 책을 송년회 선물로 샀지.
작가상 수상작으로 사인본이 있어서 주문하기도 했지만 선물을 하기전에 먼저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어.
내가 만약에 유진의 아빠였다면 저렇게 혼비백산하고 도망은 안갔을거 같애.
혼자 담아내기엔 너무나 큰 슬픔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누구에게 털어놓을수도 없는 슬픔
아이들에게 이런 아이가 있었어 라고 말을 해 주었지.
마지막 장면에서는 유진이 날카로운 칼로 슬픔을 자르려하는 대목에서 끝나
그렇다고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진 않아
이 아이의 `2`와`1`에서 정정해주지 못한 마음이 슬픔처럼 씁쓸하지.
책을 읽은지 하루가 지나서 차창밖으로 유진의 슬픔이 신호대기하고 있는 틈 사이에 바람처럼 머릿속으로 들어와 나가지를 않네.
오늘 나의 하루는 비교적 안녕한 하루였는지..
가끔 퇴근하며 아이들에게 웃으며 툭 던지는 한 마디
`내일보다 젊은 하루자네!
힘내! `
그런데 요즘은 퇴근하며 맨 먼저 하는 말이
`피곤해~`
`밥 줘!` 이러지.
오늘은
`요즘 피곤하다고 자주하네!`
이러며 퇴근길에 마중나와 쵸코렛을 주는데
나의 하루가
비교적 안녕한 나의 하루가 맞는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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