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지루하다, 나는 지루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보고 싶고, 지루하기 때문에 공백이 나를 찾아오는 것을 내버려둔다. 미래에 대해 상상하면 공허해진다. 나는 그때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있을까. 나는 그때쯤은 무엇을 더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게 될까. 내 마음은 여전히 할 말이 많고, 상황을 분석한다. 나는 여전히 자주, 나를 허락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라도 괜찮다고, 존재 자체로 살아있는 환희를 느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도, 이 외로움을 어떻게 할 줄 몰라서 바둥거리는 순간. 몰입이 절실한 순간, 책을 만나고 싶다.


 


어떤 사람으로 이 지상에 서 있다는 건, 

어디까지가 내 선택이고 어디까지가 주변사람의 영향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적 차원의 영향일까. 

인간에게 악의 측면이 있다는 것은 요즘에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집단에게 악의 측면이 있다는 것도,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가야 할 문제라는 것도, 당연했다. 

당연하기에 의문이 든다. 왜 그런 것들이 당연해야만 할까. 그러면 소설이, 문학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언동은 무조건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


 

답을 알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늘 그 답을 알 수 없는 일.




"P.99 : 어떤 감정들은 견뎌내야만 했으니까. 그들은 하고픈 말이 넘쳤고 말해야 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했다. 슬픔 혹은 황홀함이 넘치는 개울을 흔들어야 했기 때문에 몸을 흔들었다. 그 모든 삶과 죽음이 저 작은 관 속에 갇혔다는 생각에 춤을 추고 고함을 질렀다. 신의 뜻에 반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신의 손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 닿는 것뿐이라는 자기들의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알라딘 밑줄긋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신의 손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 닿는 것 뿐이라"면, 

살아있는 고통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고통을 인정하고 살아있는 것을 느끼며 사는 것인가. 근데 그런게 도대체 무엇일까.




"희망이 없다. 그들은 유령처럼, 쇠락한 조선소처럼 황폐한 상태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 그들을 지탱하는 건 광기와 증오이다."(출판사 제공 책 소개_)



'희망'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살고자 하는 희망일까. 왜 살아야 할까. 어느날부터 살기를 고민했던 걸까. 사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서 살기를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걸까. 살아있는 그 자체로 행복한 것과 살아있는 그 자체로 허무한 것은 같은 거라면 왜 선택하지 못하는가. 왜 광기와 증오에 때때로 몸을 내맡기게 되는가. 




"고전 동화의 경계 밖으로 추방되었던 다양한 삶의 국면을 담은 이번 작품집은, 확고하게 여겨지는 진리와 교훈을 경계하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촉구하는 제언이다. 즉 아름답고 화려한 것만을 추구하다가 현실의 아픈 자리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일깨우는 구병모식 ‘탐미주의보’이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_)


동화를 화소로 현실을 이야기하는 구병모 작가의 신작이다. 

나는 그녀의 판타지가 좋다.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일상을 날카롭게 해부하여 거친 폭력성의 심연에서 다부진 진실 탐문 작업을 계속해온 등단 15년차, 사십대에 이른 작가의 자기 성찰이 돋보이는" (출판사 제공 책 소개_)


P.36 : 나는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왔고, 그를 보자 오래전의 일이 떠올랐고, 그러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난 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안 될 일이었다. 사실은 그를 한 번도 떠올려본 적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외면하고, 망각하려 애쓰던 과거의 시간이 우연히 만난 그 때문에 너무나 선명해졌다. 나는 왜 내 인생이 그렇게 삐뚤어졌는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알라딘 밑줄긋기)


무엇을 잊고 잊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는 일들이 있다. 잊으려고 그 일을 떠올리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의지에서 벗어난 일을 마주할 때마다,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생을 무력감이 지배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끊임없이 자기기만하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도 아니면 다른 것에 몰입하여 행복해지거나, 정말 잊어버리거나. 어떤 일이든 벌어질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어떤 일들을, 이 책에서 읽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