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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9
나지브 마흐푸즈 지음, 배혜경 옮김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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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와 나 사이의 간극. 


이 작품의 의미를 ‘나’ 어떻게 되새겨야 할까? 내가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종교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줄 알았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종교 갈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쩐지 ‘코란’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구약 신약을 포함해 마호메트까지의 이야기가 담긴 것이 ‘코란’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내용을 답습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상징이라고 보기에는 1:1 대응 공식이 단순해서, 내용이 낯설지 않았다. 단순한 대응, 단순한 전개, 수사적이지 않은 서술방식으로 쓰여졌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꿈’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향, 지향점. 가야할 길. 되고 싶은 사람. 그 길을 가는 방법. 예쁜 사상들.

그래서 왜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신성모독이라는 말을 들었는지, 그것에 관심이 갔다. 왜냐하면, 정말 구질구질한 세상을 예쁜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선지자’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신성모독’을 했을 리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이들을 좋아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이 소설을 신성모독으로 여겼다면, 신의 비유처럼 여겨지는 ‘자빌라위’가 죽었다는 것과, 진실을 진실로 이야기하려고 하는 소설의 문장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소설적 선지자는 ‘인간’이고, 실현 가능한 어떤 것들을 현실 안에 사는 사람으로서 느끼고 배워나갔다. 그러므로 그의 글은 코란이 아니라 소설이 되었다. 마지막 선지자인 ‘아라파’는 그가 창조한 독창적인 인물이었다. 뼈대를 어디서 빌려왔는지 모를 인물. 해설에 의하면 그가 쓰는 ‘마법’은 과학기술이라 한다. 허나 과학기술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서 아라파를 마냥 좋아할 수 없다. 나는 소설 속의 아라파에 관해 좀 더 고민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랍 문학’의 특징은 이 소설에 어떤 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 

많은 이야기는 현재 지금의 시점에서 어떤 문제와 맞서 싸우려고 할 때 생기는 괴리와 간극을 메우려고 쓰여진다. 이 작품의 작가 역시, “나는 사회와 나 사이에 간극이 생겼을 때만 글을 쓴다.”라고 인터뷰 했다. 세계를 하나의 축소판으로 볼 때, ‘우리 동네’에서 벌어진 일들은 인간이 겪는 많은 일이다. 그것도 ‘한 명’의 인간으로서 겪는다. 

이 정도면 코란의 ‘변주’는 성공한 것 같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점에서 그는 성공한 것일까? 독자가 읽고 의미망을 새로이 재발견해야 성공한 작품일까. 이제 남은 것은 독자의 몫인 듯 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당신이 당하지 않으면 억압을 증오하지 않는군요!"1권p291

"‘어린 놈이 늙은 할아버지더러 뭔가 하라니 이렇게 괘씸할수가! 사랑을 받고 싶으면 행동으로 옮기거라.’ ...... ‘나약한 자는 잠재된 자신의 힘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이고 나는 어리석은 자를 좋아하지 않아.’ ...... ‘저는 약하지만 어리석지 않아요. 사랑받는 자식은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죠!’"1권 p356-357

"네, 이 동네에서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1권p373

"그런 허위의식을 버릴 때 당신은 더욱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자발 구역 사람들이 윌 동네에서 제일 선량한 사람은 아니에요. 제일 선량한 사람들은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에요. 나도 종종 당신처럼 실수를 해요. 자발 구역 사람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졌죠. 그러나 행복이란 진정으로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거예요. 선량한 사람들이 어떻게 나에게 와서 악령에서 벗어나는지 봐요."1권 p383

"사람들은 자발라위의 힘과 영화를 탐냈어. 그들은 자발라위의 다른 우월한 면모를 망각한거지. 그렇기 때문에 자발이 재산 소유권을 사람들에게 갖게 했어도 그들을 변화시킬 수 없었던거야."1권 p386

"싸운다는 생각은 하지 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1권 p407

"너는 지혜가 힘보다 강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어..... ‘당신의 사랑이 지혜보다 나아요.’" 2권 p38

"사람들은 힘을 숭배해. 심지어 그 힘에 희생되는 희생자조차 힘을 숭배하지!"2권 p57

"살인자가 희생자를 지고 가야 해."2권 p58-1권 152p

"살인자가 카프르 알자가리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다른 놈들을 공포로 몰아가는 데 관심이 있지, 범인을 처벌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1권p209

"아드함, 너는 나를 싫어하는데, 그건 네가 나 때문에 쫓겨나서가 아니라 내가 너의 나약함을 떠올리게 해서 그런거야. 네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 바로 너 자신의 사악한 모습과 같아서고. 나는 이제 너를 미워할 이유가 없어. 오히려 오늘 너는 나에게 위로가 되고 나를 달래 주네. "1권p99

"까드리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나는 그 애를 한 번 죽였는데 그 애는 매 순간 나를 죽여요. 나는 살아있는 게 아니에요. 누가 나를 죽였을까요?’"1권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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