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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 토마스 베른하르트 / 배수아 옮김 / 필로소픽 >
때때로 나는 느낀다. 내가 스스로를 이상적인 사람으로 착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삶을 살아가는 데 어느 정도 자존감은 필요하지만, 병든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는 시간도 스스로를 꿈으로부터 일깨우려면 필요하다. 이 책이 무척 끌린다. 제도가 해결 할 수 없는 인간의 비인간적인 모습은 나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라고 해서 도덕적인 삶을 살기만 한 것은 아닌가보다. 어떤 마음으로 글쓰기를 버텨왔을까 그 속이 궁금하다. 이것은 어느정도까지 소설화되어 있을까? 소설로서 가치가 있는 작품일까?
< 이 소설은 12년간 죽음에 하루하루 가까워져 가는 한 친구와 그 친구가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친구 사이에 아주 힘겹게 지속되는 기이한 우정을 다룬다.
자신을 고립과 자살충동으로부터 구했던 친구가 빈털터리가 되어 늙고 병들고 외롭게 죽어갔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베른하르트는 12년 동안 죽어가는 친구로부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빨아내고 있었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 일부 >
<비극의 탄생 - 프리드리히 니체 / 김남우 옮김 / 열린 책들>
책 소개글에 호기심이 갔다.
<희랍 비극의 근원이라는 고전 문헌학적 주제를 다룬 『비극의 탄생』은 니체가 바젤 대학 교수로 있던 1872년에 발표한 저술로 당시 고전 문헌학자들로부터 철저한 외면에 이어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비판의 초점은 『비극의 탄생』이 고전 문헌학적 저작이라기보다는 철학적 사변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었다.... 희랍 문명에 대한 니체의 통찰에서 20세기 지성들은 근대 서구 문명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방법을 찾았으며, .... -출판사 제공 책소개 중 일부>
니체의 책들은 리스트에만 있고 실제로 읽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가 왜 유명한 지도 자세히 모르는 셈이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을 판단하는 수많은 글들이 그의 진짜 진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치 않는다. 다만 그가 서양인으로서 희랍 문명을 어떻게 통찰했는지 궁금하다. 고전 문헌학자들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요소가 뭐였을까. 뭐라고 비판했길래 그들이 기득권을 잃을까 겁이 났던 걸까? 정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에 버금갈만한 저작인가? 궁금하다.
<허버트 조지 웰스 : 눈먼 자들의 나라 외 32편 - 허버트 조지 웰스 / 최용준 옮김 / 현대문학>
작가가 직접 고른 단편이라니 더 끌린다.
생각할 수 있는 책이 좋다. 책 내용 일부를 훑어보니 이상한 말들이 우스워서 생각하게 된다. 그게 좋다.
“과학은 체계적 지식이에요. 체계에 들어오지 않는 생각은…… 어쨌거나 부정확한 생각인 게 분명합니다.” 힐은 자기가 말하고도 이게 현명한 말인지 우둔한 말인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청중은 힐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건 힐이 유물론자냐 아니냐 하는 겁니다.” 곱사등이가 무턱대고 말했다.
“물질을 초월한 게 하나 있죠.” 힐이 즉각 말했고 이번엔 자기가 훨씬 그럴듯한 말을 했다고 느꼈으며, 등 뒤 문간에 누가 있는 것도 인식했기에 그 여자를 위해 목소리를 살짝 높였다. “바로, 물질을 초월하는 뭔가가 있다는 망상입니다.” - 「현미경 아래의 슬라이드」
<목신 판 - 크누트 함순 / 김석희 옮김 / 시공사>
아직 알려지지 않은 않은 수많은 훌륭한 도서들 중 하나를 번역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골랐다. 작가가 노벨상 수상자라고... "행복한 그림자의 춤"과 "내 이름은 빨강" , "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책들 때문에, 요새 들어서 노벨상 받은 번역작품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재미와 철학이 담긴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특히 그가 심리의 '우연성'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요즘들어 우연성과 필연성의 관계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순간에 놓여있을 때 지나가고 나면 필연이 되어 버리는 우연들이 어떻게 관계를 이루고 있을지, 관계가 없는 것들을 어떻게 관계 안에 묶어 냈을지. 또한 책을 통틀어 그가 문학으로 세상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 지...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은. 아... 제발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기를. 책 소개만 봐서는 감이 잘 안온다. 철학으로 꽉꽉 들어찼지만 재미도 있는 경이로운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진부하게 감정을 늘어놓는 소설이나 한 순간 판타지를 채우고 사라지는 소설은 읽고 싶지 않아서... 그래도 노벨상 받은 작가가 진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