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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첫 꼭지가 병어 이야기였다. 병어는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생선 중의 하나다. 입에 넣는 순간 솜사탕처럼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병어살에 대한 맛나는 이야기를 읽는 순간부터 이 책은 아-주 재밌는 책이 되었다. 먹어본 음식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음식도 있었다. 하지만 읽는 순간만큼은 마치 그 음식이 내 입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맛깔난 묘사가 일품이었다. 작가의 화려한 글솜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매력 같은 게 있었다. 그저 작가의 추억이 아닌, 나 자신의 추억과 오버랩되면서 친밀감이 느껴졌다. 같이 밥 먹는 것 같은 친밀감.
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에 대한 나의 생각이 달라졌다. 세상엔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 따로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을 때마다 그 음식이 위생적인지,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따졌던 나에게 입안 한 가득 짜장면을 밀어넣는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음식은 단순히 생물학적 의미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 뭔가 영적인 의미 - 좀 과한가?ㅎㅎ- 같은 게 느껴졌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음식이 주는 설레임, 그 속에 녹아있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 모든 음식이 다 소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