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벚나무에 벚꽃은 가득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꽃들 모두 져버리라는 걸 아는 마음 같은 것도 세상에는 있지 않을까?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 되려 슬퍼지는 그런 마음 말이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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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탁월한 배우가 되는 일이 점지된 소명임을 의심치 않는다는 의미에서 야심가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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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 P28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이 편안함이 끝나기를 - 축축한 침대에서 잠을 깨거나 무슨 실수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거나 뭔가를 깨뜨리기를 - 계속 기다리지만 하루하루가 그 전날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간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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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라는 스펙타클이 공연되는 장소에서 관객인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슬픔은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것이고, 흔들림 끝에 관객석의 고정된 자리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리하여 스펙타클의 이미지를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자리에서 관조할 수 없게 되는 사태만이 감정의 가장 진실한 효과라고 말이다. 존재를 흔들어 움직이게 만드는 이 같은 사태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스펙타클의 관객이 아닌 주인공이, 주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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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마시는 사람은 희망이 소중하다고 믿는 사람이고, 혼자 마시는 사람은 절망이 정직하다고 믿는 사람일까. 전자가 결국 절망뿐임을 깨달으면 귀가하다 혼자서 한잔 더 할 것이고, 후자가 끝내 희망을 포기 못하겠으면 누군가를 불러내 한잔 더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마신 것이 희망이건 절망이건, 자고 일어나면 남아 있는 것은 부끄러움뿐일 때가 있다. 어젯밤 내가 느낀 감정들, 내가 과장해서 나 자신에게 제공한 그것들의 구겨진 포장지만 남아 있어서다. 대체로 희망과 절망은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는 멀리’ 있다. 현실의 대부분은 희망도 절망도 아닌 그냥 무명의 시간인 것이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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