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라기 보다는 그냥 간단하게 느낌만 적고자 합니다. 

먼저  
대학 1-2학년 때 어마어마한 고전 100권을 골라 읽고 그 이후에는 독서 분야를 다양화하라는 말.  
그런데 그 고전이라는 것이 여기저기서 떠들고 있기는 하지만 이해하기 쉬원 책들이 아니다. 대학 입시에 올인하는 교육 풍토, 그것도 일부 명문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 교육, 모든 것을 점수화하여 줄 세우기를 통한 서열 매기기에 몰입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중고등학생들이 과연 졸업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책을 앍을 수 있을까? 어느 학교에서는 소설책을 읽으면 바로 압수하기도 한다고 한다, 왜냐고?  점수 따는데 도움을 안 주니까. 이렇게 한심한 독서 이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갑자기 대학 들어가자마자 2년 동안 고전만 읽는다고? 그렇게라도 해서 책을 읽어주고 명확한 인식을 갖는다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1달에 4 - 5권을 고전? 무리다. 아 일부 명문이라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가능할지 모른다.    

두번재, 그 어마어마한 고전 목록을 저자가 직집 뽑아주면 더 좋겠다. 그 책을 읽고나면 다른 책을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그런 책이 과연 무엇인지 알고 싶다. 고전이라는 것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 아닌가? 물론 시간과 역사라는 여과장치를 통과해 현대에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책들이 고전일 터,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사람마다 고전 목록을 다를 것이자만 지금까지 고전이라는 말을 듣는 책들은 자심이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책들을 읽어보고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책들 또는 자신이 읽어보았던 책 중에서 좋다고 여겨지는 책들을 뽑은 것 아닌가?  

세번째. 고전을 읽으라는 말이 내 귀에는 대학 1-2학년 이후에는 소설을 떠나라라는 말로도 들렸는데. 그럼 저 고전이라는 것이 전부 소설이었다는 말인가? 

네번째. 독서에도 기한이 있다는 말은 일면 그럴듯해 보인다. - 40대에 소설책 끼고 다니는 사람을 제일 경명한다고 목소리 높혀 외쳤다. 이런 젠장 난 40대인데. -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나이에 맞는 독서라는 의미로. 그렇다면 중고등학생을 위한 읽기에도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고대 학생회 주최라면 학생들이 주 대상일터, 그럼 젖내는 나지만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고 갈(? 개뿔 이끌긴)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책도 뽑아 주었으면 좋겠다.   

다섯번째, 엘리티즘. 엘리트는 국가 통치 기술을 다년간 연마한 사람으로서 조선으로 치면 사대부라고 했다. 국가나 사회에 봉사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긴다. 이것이 분업의 원리에도 맞는다라고 했다. 이건 플라톤의 이상국가의 철인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이것이 독재를 가져왔다고 보는데.  그럼 한 개의 당이 정치를 담당한다는 것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럼 중국을 따라가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그런 것인가? 
   이렇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도 생각이 달라서 각자의 당을 만들어서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를 이끌 수 있을까? 생각이 다르면 정책이 달라질 것인데. 국민들이 생각할 때 이런 엘리트가 정책이나 어쩐 조약을 맺어도 생각이 다르므로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광화문 광장(지금은 광장이 아닌다)에서 촛불 시위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간접 민주주의도 필요하지만 직접 민주주의도 필요하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상 간단하게 느낀 점을 적어 보았습니다. 잘못 이해하고 이 글을 올렸다면 부드러운 질책 부탁드립니다,
(장정일은 자신의 소설을 쓰레기라고 했다. 그럼 내가 쓴 글은 쓰레기보다 못한 글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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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2009-12-1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 씨는 미래파 시인 100명보다 이문열 1인이 더강하고, 황석영 소설보다 신지호가 더 강한다.'라고 했는데 순간 다른 생각을 하는 바람에 어떤 맥락에서 이 말을 하셨는지 궁금하군요.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부탁드려요.

그리고 윗글 읽어보니 부드럽게 쓴 글은 아니라는 느낌이,,,

dowsong 2009-12-1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도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신 걸로 기억됩니다.

towards 2009-12-1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또한 dowsong님의 지적대로,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도'에서 '강하다'고 언급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약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2-30년간 나온 한국의 성장소설은 '좌파와 예술(론)'의 결합이다. 현실은 진흙탕 속인데, 좌파는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서 현실에 참여하는 대신 뒤돌아서서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예술가가 되려는 것으로 불길한 결말을 맺는다. 이것이 왜 불길한것인가 하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대체로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진 언급이었던 것 같습니다.
'좌파 문인 집단'보다 '뉴라이트 국회의원 1인'이 현실을 '바꾸고 있음'을 눈 앞에서 목도하고 있다는 것. '마스크법'을 접했을 때 대체 이런 발상이 어떻게 가능하고, 대체 어떤 이가 저런 법을 만들려고 하는지 호기심이 절로 발동했었는데, 그 의문을 약간 풀었습니다. '마스크법'은 집회에서 마스크착용을 금지하게 만들려는 법이라고 들었고요.('마스크법'관련해서는 다음 기사를 참고해보심이.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96902&table=seoprise_12&start=880) (링크가 안 걸려서 인터넷주소를 복사해서 덧붙였습니다.)
저자는 <<구월의 이틀>>에서 '좌파와 예술가의 결합'(금)을 보이고, '마스크법' 같은 법을 발상하고 입안하려는 '뉴라이트의 심성구조'(거북선생)를 '풍자'하려고 했다고 소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익다운 우익'은 배타의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건설적 이념'에 따라야함을, 역시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게 맞다며 화두를 매듭지었고요.

빈방 2009-12-15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괄호에서 박장대소. 장정일씨가 보셔야 하는데. 이런 고백을 받으려고 그런 말을 꺼낸 것일지도 몰라요.
강연회 다녀와서도 논란?이 많은 건 아마 장정일씨가 최초가 아닐까요. ㅎㅎ
저는 뒤쪽에 있어서 참석하신분들도 유심히? 봤는데 다 거기 계셨던 분들이군요 ^^
이문열, 황석영 작가의 예는 장정일씨가 생각하는 '영향력'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게 칼보다 강한 펜으로 일궈낸 문학적 성취 때문인지 그 결과가 베스트셀러니 하는 판매부수로 나타나는 것-독자동원능력-을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유명세 같은거겠죠?)
제가 느꼈던 장정일씨의 생각중에는 이분법적 사고나,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 오류에 대해 점검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그의 생각의 흐름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의 생각들도.
('새는 좌우 날개로 날아야 한다'를 말할때 리영희의 책 겉표지를 떠올리며 책을 읽었을까, 저자의 말의 어느 부분을 동의하는 걸까, 혼자 생각하고 있었어요)

낮달 2009-12-15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답글 올라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올라오는군요. 제 한심한 글과 질문을 보고 답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