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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체포하라 - 14인 사건을 통해 보는 18세기 파리의 의사소통망
로버트 단턴 지음, 김지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인 'Poetry and the Police'는 작은 해석의 여지를 주었을 뿐 대체로 범박하고 다소 건조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어판에서는 시국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에 전체의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는

 

부제가 따로 붙었다. 나는 마음에 드는 시도라고 생각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부제인 '14인 사건을 통해 보는 18세기 파리의 의사소통망'에서 보이듯, 이 글은 이미 일어난 하나의

 

사건을 재구하고 그를 분석함으로써 유의미한 학문적 결과를 도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집필의

 

동기로만 보면 한 편의 논문인 셈이다. 실제로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과 문체, 분량 등에 있어 이 책은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논문에 가장 가깝다.

 

 

 

'서론 - 본론 - 결론, 그리고 본문 중에서 언급된 자료와 작품들을 기재한 부록'의 목차까지도 논문임

 

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본문의 구성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논문이라면, 예상되

 

는 구성은 시간 순서에 따른 사건의 전개를 소개하며 그 사이사이에 분석을 넣어 주장을 점차 강화시

 

켜나가는 것일 테다. 그러나 이 책의 본문은 서로 간의 선후나 인과 관계로 긴밀하게 얽혔다고 보기 어

 

려운 15장의 소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소챕터가 바뀔 때마다 독자는 여운을 남기는 결구, 갑작

 

스러운 새 화제의 제시, 그리고 시점의 빈번한 변화 등을 목격하며 '흥미'를 느끼게 된다. 굳이 비유하

 

자면 뉴스의 심층분석보다는 'PD수첩'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의 구성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외국의 논문에서는 종종 발견되는 방향성이긴 하지만 이 책의 구성에서는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

 

자의 의지가 대단히 강하게 느껴진다.

 

 

 

거칠게 정리해 보면, 이 책은 대단히 재미있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척 재미있는 논문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고, 어차피 그래봐야 논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저자, 해당 주제, 혹은 신선한 글쓰기

 

방식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기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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