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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1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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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유를 택하여 불안 속에 살거나, 안정을 택하여 그 풍요를 잃지 않기 위해 구속당하거나. 두 가지 삶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 사회는 일찍이 그 선택권을 박탈하거나 감히 선택할 수 없도록 개인을 두려움에 장악시켜 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가장 가중시키는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인 부모 혹은 나의 아내 그리고 나의 자식이다.

 

 난과 핑핑은 타오타오를 위해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대학에서 위대한 학자를 꿈꾸던 난은 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노동일을 하며 ‘돈’을 위해 살아간다. 그나마 사전을 놓지 않고, 편집 일을 알아보는 것은 그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하지만 결국 돈이 많이 들어오는 요리사의 일에 전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놓게 된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는 그 박탈감과 억울함은 타오타오를 향한 분노로 표출하게 되고, 오히려 이는 타오타오를 개인이 아닌 자신의 꿈을 갉아먹는 족쇄 혹은 그렇기 때문에 성공해야 하는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며 아들의 자유를 억압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자, 그는 타오타오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난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그리고 문학적으로 재능이 탁월하다. 하지만 난의 현실은 그저 자그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요리사일 뿐이다. 누군가에겐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난 스스로 자신을 늘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가 함부로 문단에 뛰어들 수 없었던 이유는, 자신을 패배자라고 만든 성공과 그 아늑한 그늘을 함께 만들고 이제야 한숨을 돌려 쉬고 있는 제 아내 때문이다. 그는 얻은 것이 많은 만큼 잃을 것이 많아졌다. 현실이 덮어버린 이상 속에 정신 착란 증상까지 보이며 힘들어 한다.

 

 난이 그러한 혼란을 극복하게 된 계기는 오히려 풍요를 흔들리게 만든 ‘현실이 주는 불안’이었다. 자신이 문학을 택하지 않아도 결국 현실은 이토록 갑작스레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그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어떤 것도 염두 하지 않고 몰두하게 만든다. 핑핑을 치료하기 위해 그는 다시 모두가 하찮게 여기는 노동에 종사하게 되었지만, 그는 그제 서야 삶은 안정 속에서도 늘 불안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완벽한 이분이란 없다. 그렇기에 그가 자유로운 시작(詩作)을 택한다하더라도 곧바로 불안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난은 이미 주위에 타락해버린 예술인들을 보았다. 결국 어떤 삶을 택하느냐가아니라, 달려오는 삶 속에 자신이 어떻게 중심을 잡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중국에 있는 난의 동생 닝은 미국으로 가면 자유로워질 것이라 믿지만, 정작 미국에서 오랜 삶을 보낸 난은 동생의 행보를 반대한다. 세상의 기준은 늘 이방인을 낳을 수 밖에 없다. 중국에서 정부를 반대하는 중국인도, 미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인도, 시를 짓는다고 하지만 완벽히 문단에 속하지 못하는 난도 모두 이방인이다. 기준의 세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모두가 이방인이 될 수 있고 그에따라 자유를 박탈당한다. 자유로운 삶이란, 나를 가두는 기준을 박차고 자신만의 국가관과 인생관을 지니며 살아가는 것이다. 난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노래를 하고 싶으면

분명히 노래를 하라.

 

- 난의 시작노트 <봄> 中 457p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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