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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행전 - 일하는 엄마의 고군분투 신앙 연대기 ㅣ 크리스천 여성작가 시리즈 3
최윤정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세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고 있는 나는 워킹맘이다.
가끔 정말 아이들이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유년시절에는 과감히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게 맞는 게 아닐까.. 고민도 했지만,
결국 나는 일을 놓지 못했고, 어느덧 초등학교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첫째가 클 때까지 여전히 워킹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보게 된 <워킹맘행전>
제목부터가 나를 위한 책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전업주부도 워킹맘도, 모두 자녀를 한 인격체로 잘 키워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주변의 워킹맘들의 가장 큰 짐은 '죄책감'이었다.
함께 해줄 수 없는 시간, 있어주지 못한 공간, 공유하지 못한 수많은 날들!
나는 조금 다른 환경의 워킹맘이다.
프리랜서!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재택근무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을 내가 케어하며, 일을 할 수 있는.. 남편의 표현으로 '꿈의 직업'인 셈이다.
양가 부모님께 의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오롯이 세 자녀를 맡길 곳 없이 봐야하는 나에게 딱 맞는 환경을 허락해 주신 것이다.
내 아이를 내가 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긴 하지만,
때론 일이 많을 땐 한 공간에 머무르지만 엄마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방치 되는 순간도 많다.
차라리 출퇴근을 했더라면 집에 와서는 오롯이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 줄 수 있을 텐데..
집안에서 컴퓨터가 20시간 이상은 켜져있는 나의 환경에서 일과 쉼을 분리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과감히 마우스를 놓기를 결단하고 밖으로 나가야 온전히 쉴 수 있다고 얘기하곤 했다.
가끔 집앞 놀이터를 가는 일에 뭐 그리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그것조차 마감에 쫓기는 시간을 막아내느라
그 작은 결단조차 실행에 옮겨주지 못한 못난 어미를 사랑스런 세 아이가 참으로 잘 견뎌내 주었다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처음 가졌던 내 신념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구나 하는 걸 느꼈다.
처음 우리가정에 왔을 땐,
그저 웃어주는 미소에,
혼자서 떠먹는 숟가락질에,
뿡뿡 잘도 뀌어대는 방귀소리에,
빨간색 색연필을 들고, 알지도 못하는 그림을 그리는 그 대견함에,
첫 걸음마를 떼서 나에게 오는 몸짓에..
정말 많은 큰 의미를 부여한 작은 행동에 감사하고, 그것이면 충분했는데..
이젠 그 작은 행동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 엄마가 되어있었다.
아이들이 성장해가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놓친 채,
보여지는 아이의 멋진 성장을 위해 너무나 부담스러운 기대를 아이들에게 주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더 정확하게는.. "역시, ㅇㅇ씨는 어쩜 아이를 이렇게 잘 키웠어~"
하는 나에 대한 인정을 타인으로부터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마음이 커져갈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상처는 깊어갔으리라..
p22.
부모는 자격증으로 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어렴풋이 보여 주는 부모, 그게 진짜다.
p58.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엄마의 역할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자녀가 반드시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을 때가 있다.
자녀의 삶의 주권은 오직 주님께 있기 때문에 부모는 다만 기도할 뿐이다.
p103.
주님은 우리에게 늘 변함없는 은혜를 주시지만 때로 그 은혜의 주권을 분명히 하실 때가 있다.
.... 생각 없이 달릴 뻔한 길에서 돌이켜 방향을 재설정하고, 올바른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거다.
내 힘을 빼고 오직 은혜로!
p106.
가끔은, 포기도 사랑일 때가 있다.
p200.
아이에게 엄마로서의 권위는 엄마가 먼저 남편을 존중하고 높이는 것이 선행될 때 얻어진다.
그걸 보고 아이는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보여 주는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느끼며 아이는 안전감과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 단 하나의 소망을 말하라면
내 소원은 단연 "하나님을 기뻐하는 삶, 하나님만 예배하는 삶"으로 자라는 것이었다.
"주권"
아이의 삶의 주권이 참부모되신 하나님께 있는데,
그 마음이 내 욕심에 잠시 가려져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처음으로,
내 마음을 돌이켜본다.
내가 자녀양육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부모 된 내 삶의 가치관이 성경적 가치관으로 믿음대로 살아낼 때,
나의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배우리라.
학교에서 1등하는 것,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
성공해서 큰 부를 얻는 것..
이 모든 것보다도
이 아이에겐 하나님이 전부이고, 이것이 주님 안에 가장 자랑스럽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나 또한, 내 아이들의 인생에 하나님이 전부이길,
그래서 하나님께 우리 아이들의 삶을 맡겨드릴 때
더 성실하게, 더 신실하게 우리 아이들의 삶을 인도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지금 무릎을 꿇는 것!
이게 엄마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