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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브랜드 창업, 어디서부터 시작하죠? - 전통식품 ‘엿츠’ 브랜드 출시부터 창업 과정의 현실적인 기록!
김지연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서평] 식품 브랜드 창업, 어디서부터 시작하죠?

책의 첫 장은 ‘창업을 결심하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저자가 회사를 다니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느꼈던 고민과, 결국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마음먹기까지의 과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저 역시 카페 창업을 준비하면서 막막함이 컸던 만큼 이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같은 질문들이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조언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방향성이 조금씩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품 창업을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포인트들이 여기에 가득했습니다. 예쁘게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던 패키지가 사실은 가장 많은 변수가 있는 영역이라는 점, 법적 표기를 놓치면 상품이 통째로 폐기되는 위험까지 있다는 부분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저자도 이 과정을 거치며 여러 번 낭패를 보았고, 그 시행착오들을 숨기지 않고 공유해줍니다. 창업서는 이론만 가득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실제 실행의 리스크’를 아주 현실적으로 알려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책의 후반부는 ‘브랜드다운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집중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을 로고나 컬러 선정 정도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브랜드를 ‘이유’라고 말합니다. 왜 이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가? 무엇을 대표하려는가? 이 질문이 가장 본질적인 시작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동안 저도 브랜드 공부를 하면서 이론적인 표현에만 매달렸는데, 이 책은 브랜드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이야기라는 점을 다시 깨닫게 했습니다. 나이키와 애플도 단단한 에센스에서 출발했다는 말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엿츠라는 브랜드가 단순한 엿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응원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확장된 과정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이었습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상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고객들이 이 제품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길 원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에게 “근데, 왜 이걸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하지 못했던 경험은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도 카페 창업을 준비하면서 메뉴보다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은가’를 답하지 못했던 적이 있어서 이 부분을 읽는 내내 공감됐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자는 자신의 브랜드가 지닌 본질, 즉 브랜드 에센스를 다시 정의합니다. 그리고 그 정의가 사업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엿츠는 단순히 전통식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가 아니라, 작은 응원과 위로를 건네는 메신저가 되었습니다. 고객이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 단순한 맛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브랜드, 이 메시지가 바로 책의 핵심이자 창업자들에게 주는 중요한 인사이트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은 창업을 로맨틱하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실행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 사람 때문에 생기는 문제, 비용 압박,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예상치 못한 리스크까지 현실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저자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작게 시도하고 빨리 배우라’는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도 창업을 준비하면서 완벽하게 준비해야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자꾸 미루곤 했는데, 이 문장이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큰 성공보다 작은 시도를 빠르게 반복하는 것이 결국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길이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