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2017년 11월 24일>

* 거짓말을 먹는 나무 by 프랜시스 하딩 - 책을 열면 음산한 가지들이 나에게 뻗어오는

* 평점 : ★★★★


읽고 싶은 책이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배경이 낯설었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없다보니 책의 진도도 빠지지 않았다.

이 책을 보며 나중에 느낀 것이 책을 읽을 때,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작품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좋다..라는 말이 훅 다가왔다.

이 책을 읽기 전 이야기의 배경을 조금 살펴볼 걸.. 후회가 들었다.

배경이 낯설어서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기도 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앞 부분이 지루했다고 해야 솔직할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앞 부분을 읽고 나서였는데 -출간 전 연재로 읽을 때 흥미로워서 읽었는데- 그 부분이 읽기 버거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긴 하다.

이 책을 며칠동안 잡고 있으며 도중에 멈춰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 고민하는 와중에 몸살이 와서 끙끙 앓았는데, 베개옆에 놓여진 이 책..

 몸이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

아파서 짜증이 나고 앓는 소리가 입 밖으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데, '거짓말'을 해대는 14살짜리 소녀가 눈엣가시처럼 가슴에 박혔다.

'넌 내가 도저히 못 읽겠다..!'


그렇게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신체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책을 열면 이야기에 나온 그 음산한 나무가 가지를 뻗어 나에게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나의 에너지가 책으로 스며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책을 열때마다 나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불안한 마음이 들고, 부정적인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이 어느 순간 퍼져 있다..라고 느끼는 그때

나 갱년기인가?

아님 감정몰입이 좋은건가?

고민에 들어간다.

언제부터인가 이야기에 깊이 들어가 있는다.

에너지 넘치는 이야기에서는 빠샤! 할 수 있는 응원과 희망을 얻고, 침울한 이야기에서는 내 온몸을 다해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한다.

책 한 권 한 권으로 내 마음이 널뛰기한다.

이 책은 유독 나에게 그랬다.

아파서 끙끙대면서 책을 보며 "넌 내가 못 읽겠다."라고 말을 하는 미친년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새벽내내 책을 째려보고 있었으면서,

아이에게도 '엄마가 저 책은 못 읽을 것 같아. 엄마의 마음을 힘들게 해." 라고 하구선

끝까지 읽어냈다.

물론, 가뿐한 마음으로 말이다.

다 읽고 마음이 편해졌다.

이야기의 결론이 좋아서 좋아진건지, 책을 덮어 좋아진건지.. 잘 모르겠지만, 홀가분한 마음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렇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소설이어서 서평을 쓰지 말고 후딱 손을 놓자..했는데도 이 책을 아직까지 놓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서 느낀 마음을 적지 않고서는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 것 같다는 나만의 결정에 자판을 두드린다.

그 어떤 책보다 잔인함이 느껴지지 않음에도 이런 감정은 이해하기가 버겁다.

그런 버거운 마음으로 이 책을 옆에 두고 곁눈질을 해댄다.

여전히 이 책은 불편한 마음을 준다. 표지의 그림이 이야기 속의 나무와 똑같아보여서 더욱 불편하다.

저 나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지치기를 할 것 같다.

'거짓말'이라는 소재가 나에게 주는 데미지가 이토록 클 줄 몰랐다.

내 안의 그 어떤 것을 건드렸으리라.

나 안에 들어있는 악마성일까?

아마도 나는 '거짓말'이라는 단어와 '영악하기 짝이 없는 14살의 소녀'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 있는 그 어떤 모습과 닮았는지 들춰보고 싶은 마음도, 알고 싶은 마음도 아직은 없다.

살아가는데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거라면 그냥 난 지금 이대로가 좋다.

이 책은 나의 깊은 내면을 건드린 책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나에게도 악마성이나 이중적인 인격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적이 있는 분들에게 읽어봐달라고 권하고 싶다.

나만 그랬는지, 다른 이들은 어떤 느낌인지..

이토록 나를 힘들게 한 책이 없었던 것 같다.


 네피림 화석을 발견하여 학회에서 유명했던 과학자이자 목사인 페이스의 아버지는 베인 섬으로 가족들과 이사를 간다.

베인 섬으로 화석 발굴을 도와준다는 명목이었으나 사실상 화석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야반도주였다.

그의 명성을 듣고 환대를 받았으나, 섬 사람들도 소식을 알게 되어 그들을 무시하기 시작한다.

페이스가 아버지와 한밤중에 식물 하나를 바다쪽에 있는 동굴에 숨겨놓은 날,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페이스는 자살로 위장한 살인이라고 생각하여 진실을 찾고자 단서를 찾다가 '거짓말 나무'를 알게 된다.

'거짓말'로 진실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 과연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말인지 추리를 해 나가는 페이스..

선한 거짓말과 악한 거짓말이 난무하는 베인 섬에서 페이스는 아버지의 죽음을 알아낼 수 있을까?


(P.458) 그것들은 다정한 거짓말들이었다.

넌 아직도 아름다워. 널 사랑해. 널 용서할게.

겁에 질려 하는 거짓말들도 있었다.

다른 사람이 분명 그걸 가져갔을거야. 물론 난 영국 성공회교도야. 난 그 아기를 전에 본 적이 없어.

약한 사람들을 이용해먹는 거짓말들도 있었다.

아이가 회복되길 원한다면 이 강장제를 사요. 내가 널 돌봐줄게. 너의 비밀은 꼭 지켜줄게.

진실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절반의 거짓말들과 짧게 흐르는 긴장된 침묵. 칼과 같은 거짓말, 찜질약 같은 거짓말. 호랑이의 줄무늬, 새끼 사슴의 얼룩무늬 같은 거짓말. 그리고 사방에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한 거짓말들이 있었다.

영양분을 주는 뿌리 없이 잘린 꽃 같은 꿈들. 어둠 속에서 덜 외롭게 느끼려고 하는 도깨비불 같은 거짓말. 공허한 결심과 무의미한 변명들.


(P.366) 거짓말은 불과 같다는 걸 페이스는 알게 됐다. 처음에는 보살피고 연료도 줘야 하지만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

살짝 바람을 부쳐주면 이제 막 피어오른 불길이 커지겠지만 너무 세게 부치면 꺼져버릴 것이다.

어떤 거짓말들은 처음부터 기세 좋게 퍼지면서 신나게 타닥거리며 타올라 더 이상 연료를 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거짓말은 더 이상 내가 처음에 퍼뜨린 거짓말이 아니게 된다.

그 거짓말은 나름의 생명력과 형태를 가지고 홀로 커져가면서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이 이야기의 기본적인 시작점이 이 문장이지 싶다.

생명력과 형태를 가진 거짓말, 나무라는 형태를 가지고 거짓말을 흡수하여 성장하는 생명력..

사람과 사람의 입과 귀를 통하여 처음의 거짓말이 아닌 다른 형태의 거짓말이 되어 있는 것이 마치 나무의 한 뿌리에서 사방으로 뻗쳐나오는 잔 뿌리들의 모습과 흡사하였을지도 모른다.

직접 물을 주지 않아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식물의 모습과 흡사한 거짓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든 그건 나의 관점일 뿐, 이러한 시작점으로부터 거대한 이야기주머니가 만들어졌음은 더이상 할 말을 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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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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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9일>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by 스미노 요루 - '그'와 '그녀'의 진심이 담긴 한 마디

* 평점 : ★★★★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책들이어서 낯설은 책들은 내가 책을 고를 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나에겐 무척이나 크다.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무언가가 있어야 나는 손을 내민다.

자주 그렇다.

나는 그렇게 제목이 내 맘에 들어오는 책에 더 자주, 더 많이 손을 뻗었다.

책을 고르는 기준에 '제목'이 들어가는 나는 그래서 이 책은 정말로 읽고 싶지 않았다.

책 좀 읽는다는 블로거들부터 많은 이들이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나의 기준에 따라 고개를 내저었다.

너무 로맨스 소설같은 제목이..

그러면서도 로맨스처럼 사랑스런 제목이 아니어서..

책의 타이틀로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

읽기를 거부했으나, 영화로 개봉된다는 이야기에 '정말 괜찮은거야?'...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궁금했다.

마침 도서관에 딱 꽂혀 있는 이 책..

그래, 너를 보아주겠다... 하는 강한 의지로 책을 집어들었다.

줄거리나 감상을 말하기 전, 딱 한 마디를 보태자면... 가슴 한 곳을 쫘르르 쓸고 가는 감성 가득한 이야기였다.


학교에서 존재감이 없고 딱히 다른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나'는 우연히 병원에서 노트 하나를 줍는다.

'공병문고'라는 이름의 노트에는 자신의 병을 적어놓은 일기같은 노트였는데, 그 노트의 주인은 우연하게도 같은 반 친구였다.

그녀는 그와 정반대되는 사람이었고, 그녀의 주위는 사람도 많았으며, 그녀는 항상 활기차고 밝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P.20) 너나 나나 어쩌면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는 너나 나나 다를 거 없어, 틀림없이.

하루의 가치는 전부 똑같은 거라서 무엇을 했느냐의 차이 같은 걸로 나의 오늘의 가치는 바뀌지 않아. 나는 오늘, 즐거웠어."

(P.46) "그렇게 보려고 마음먹으면 성별이 다른 두 사람은 모두 다 커플로 보이겠지. 그리고 겉모습만으로는 너도 도저히 머지않아 죽을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 중요한 것은 남들의 평가가 아니라 실제 내용이야."

(P.80) 깨달았다.

모든 인간이 언제가 죽을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나도, 범인에게 살해된 피해자도, 그녀도, 어제는 살아 있었다.

죽을 것 같은 모습 따위, 내보이지 않은 채 살아 있었다.

아, 그렇구나, 그게 바로 어떤 사람이든 오늘 하루의 가치는 모두 다 똑같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P.247) 다른 선택도 가능했을 텐데 나는 분명코 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했고, 그 끝에 지금 이곳에 존재한다.

이전과는 달라진 나로서 이곳에 존재한다.

그렇다, 방금 깨달았다.

어느 누구도, 나조차도, 사실은 풀잎 배 따위가 아니다. 휩쓸려가는 것도 휩쓸려가지 않는 것도 우리는 분명하게 선택한다.

(P.254) 세상은 차별하지 않는다.

건강한 몸을 가진 나 같은 인간에게도, 병을 앓아 머지않아 사망할 그녀에게도, 그야말로 평등하게 공격의 고삐를 풀지 않는다.


둘의 진심이 담긴 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가슴이 먹먹해지고, 순수하고 진실된 그 문장의 의미를 알게 되니 그들의 모습이 흐릿한 안개처럼 안타까움으로 밀려온다.

소년소년의 이야기에 눈가가 시큰해진다.

서로를 배려하고 걱정하는 둘의 모습이 각자의 이야기속에서 만나 감동을 더해주는 이야기..

정해져 있어 더욱 마음이 찡해왔던 그와 그녀의 만남, 그 정해진 만남보다 더 잔인했던 운명에 마냥 슬퍼하지 않는 그의 용기가 페이지를 덮는 손길을 그나마 가볍게 만들어준다.

여전히 제목이 감동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에게 권해주는 소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쁜 맘이 든다.

여고생 감성을 깨워주는 사랑스런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한 11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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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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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30일>

*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by 도대체 - 퍽퍽한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 터득법

*평점 : ★★★★


요즘 출판되는 책들을 보면 간단한 글에 그림을 덧붙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이 상당히 많음을 느낀다.

또, 그 에세이집들은 인터넷의 개인 공간에 올려지는 그런 글과 그림 묶음들을 책으로 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 공간에 올려지는 컨텐츠들이다 보니 자기자신에 대한 마음이 많다.

그 마음들을 스스로가 위로하고 그런 마음을 느끼는 타인들에게도 공유도 하고, 공감도 하는 형태인 것이다.

이 책 역시 사견을 가득 담은 직장인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 6부로 나누어진 일상이야기.

(P.45) 강하다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아니라 거부할 줄 아는 것이었다.

(P.47) 나는 그대로였다. 더 이상 돈 계산을 하지 않아도 되고, 운송 프로그램을 다루지 않아도 되고, 어제 잠깐 본 사람들의 얼굴을 오늘 다시 기억해내지 않아도 될 뿐이었다.

해야 할 일이 달라졌을 뿐이었다. 나에게 맞는 일을 맡았을 뿐이었다. 그 이유만으로 나는 더 이상 바보가 아니게 되었다.

- 그저 내 능력이 안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 거지, 내가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바보는 없다.

나도 그렇다.

집 치우는 일이 내 재능이 아닌거다. 살림이 내 적성이 아닌 거다.

그러나, 엄마라는 직업은 좋다.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나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 주부라는 직업은 나에게 맞지 않고, 엄마라는 직업은 나에게 맞음을 아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지? ㅎ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나는...!!!!

(P.54) 규칙적인 생활은 나를 억지로 일으켜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며 깊은 우울 속으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다.

누군가는 한없이 슬퍼할 자유도 없는 월급쟁이의 비애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일상의 힘이라 믿는다.

(P.72) 의외로 '딱히 미루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냥 지금 금방 해치우면 될 것 같은' 가벼운 일들을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 왜?'라고 묻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루는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몇 번은 큰 착각을 하기 마련이고, 그렇게 또 '미뤄도 될 만한 일'이라 착각하며 미뤘던 일 때문에 파멸하는 순간이 오곤 하는 것이다.

(P.211) 누구나 울면서 살기 시작하지만, 결국은 웃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영문도 모르고 태어나 생이 다할 때까지 살아야 하지만,다행스럽게도 틈틈이 웃을 수 있다.

그리고 웃음은 삶의 기본값은 아니기에, 우리는 웃기 위해 약간의 수고를 주고받아야 한다.

(P.232) 운 좋게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거기엔 반드시 하기 싫은 여러 과정이 뒤따른다.

이젠 인생의 모든 순간을 내 마음에 드는 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아마 그런 삶은 여간해선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을 견딜 수밖에. 인생은 종합세트니까.

(P.235) 일일이 의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지만,나의 평온한 일상은 누군가의 예의 바름 때문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P.239) 어쩌면 사진이라는 물건에 대한 아쉬움이라기보다 사진을 같이 찍는 행위를 함께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가까우리라.

사진만이 아니라 아마도 우리는 서로가 사라진 후에 많은 것이 아쉬워질 것이다.

어쩌면 대부분 그렇게 사적인 사연의 아쉬움일지도 모른다.

살다보니 그렇다.지금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일들 대부분은 지금 하지 않아도 사실 괜찮았다.

대체로 당시엔 생각도 못한 일이 나중에 무척 아쉬워진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오늘도 사소하고 중요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등에서 자주 보는 절망적인 젊은 세대들의 기사나 모습에 대해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내 주위에 현재 20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없어서 그들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바라보지 못해서일거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 않거나 느낀 것이 아니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현 우리나라가 변해야 하는 것은 무척이나 많지만, 그럼에도 변할 수 있을거라는 긍정적 시선을 거둘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을 읽지 말까...

그랬다. 그런 고민을 했다.

작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정말 이런가??..하는.. 우려가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삶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 좌절하는 어느 이들의 모습,

삶에 대한 비관과 좌절에서 어느 정도 포기를 선택하는 이들의 모습..


그래도 조금 더 읽어보자..며 마음을 토닥이며 읽어간..

높은 이상과 현실의 사이의 괴리감에 마냥 무너져 버리지 않고, 그 속에서 자신을 챙기는 기술을 연마하는 이들의 모습..

특별하게 대단한 내가 된 것 아니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모습..

그들의 모습이 휘청거리며 무너져 내릴 것 같아도 꿋꿋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이들에게서 나는 희망을 본다.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든 지키는 그들이 있어 지금 사회는 버티고 있는 것이고,

힘든 사회에서 자신을 먼저 챙기는 현명함을 알아가는 이들에게 결국은 밝은 해가 뜰 것이다.

나를 챙기는 것, 나를 사랑하는 것..

모든 것은 내가 먼저이다.

내가 나를 챙기고 사랑해야 남을 챙기고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힘든 나날 나를 챙기고, 나를 사랑하고, 나의 존재감을 스스로 지켜내다 보면 타인에게도 우리는 손을 내밀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만만치 않은 세상..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후에도 그럴 것이다.

이 대책없는 세상에서 우리, 나를 챙기며 잘 지내보자.

이 책에 깊이 공감을 하는 세대들에게 응원을 보내본다.

그들 사이에 나도 끼여서 응원을 받아본다.


「리빙포인트」'내가 지금 왜 이 짓을 하고 있나'란 생각이 든다면

'이 짓을 안 했을 때도 딱히 더 나은 일을 하지는 않않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침착해지세요!!


참..  이 책을 읽는 분들께 페이지 123쪽의 '하이힐의 진실'은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보고 빵~ 터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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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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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 몸이 먼저다 by 한근태 - 내 몸에 책임질 시기, 바로 지금!

평점 : ★★★★★

키워드 : 몸, 운동, 삶의 우선순위, 걷기

이 책을 보며 읽고 싶어진 책 :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일독일행 : 아침에 차를 끓이자.. 마음 먹는다/ 어제저녁에 끓인 우엉차를 살짝 데워 학교가는 아이들에게 마시게 한다/ 작가가 말하는(아래 문장) 그 기분을 나도 아이들도 느끼게 하고 싶어서...*^^*

새벽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찻물을 데운다.

뜨거운 차를 작은 잔에 나누어 마시는데 두 잔쯤 마시면 속이 데워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가 맑아지고 행복이 밀려온다.

차를 마시면 이전과 이후의 차이가 크게 난다. 차를 마시면 안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그 따스함이 머리까지 전해진다.


체력에 나름 자신이 있었다.

사실 체력에 자신이 있다기보다 깡다구가 좀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버틸 때까지 버티기를 즐겨했다.

밤새 노는 것이든, 술을 마시는 것이든, 야행성으로 지내는 것이든..

쉬어주는 것보다 일정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기도 했다.

그랬다. 내 나이를 생각하지 못했다.

항상 나는 이팔청춘이라고 생각을 했는가보다. 주위의 어르신들을 보며 그분들보다 내가 젊으니까..라는 자만심이 자리잡고 더 호기롭게 지냈는지도 모른다.

당신들은 나이 먹어가지만 나는 아직 젊소...라는 개코같은 자신감이 가득했을지도 모른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 내 몸을 내가 감당할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내 몸에 대해 무식할 정도로 알지 못했었다.

몸에 돈을 들여야 할 정도로 몸은 망가져 있었고, 돈을 들여도 예전의 몸이 되는 것은 힘든 일이 되고 말았다.

어느 날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어느 날은 우울해서,

어느 날은 날이 좋아서,

어느 날은 날이 흐려서..

도깨비도 아니면서 이리저리 핑계를 만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마셔댔던 술과 살인적인 스케줄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년을 지내 60%정도 본 궤도로 올라온 내 몸의 기능들..

아직도 내 나이의 건강으로 돌아가기엔 갈 일이 멀지만, 이제서야 한숨을 돌려본다.

그리고, 몸에 대해 알아가야 할 시간을 잡아본다.


(P.16) 나에게 운동의 목적은 살 빼기가 아니다. 달라지는 외모도 아니다. 지금은 운동 그 자체가 좋다. 운동을 하면 행복하다.

몸이 다라지면서 정신도 달라지는 걸 느낀다. 몸이 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정신보다 몸이 먼저다.

(P.23) 몸은 무엇인가? 겉으로 보이는 마음이다. 마음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몸이다.

몸 가는 데 마음 가고, 마음 가는 데 몸이 간다. 마음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의 몸 상태를 알 수 있고, 몸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있다.

(P.26) 정말 소중한 것은 급하지 않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당장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운동과 독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바빠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고 말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독서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바쁜 것이다.

운동도 그렇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것이다. 자주 아프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쓸데없이 시간을 쓰게 된다.

(P.93) 모든 것은 변한다. 우리 몸도 변한다. 젊어서는 근육도 많고 활동량도 많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쇠도 씹어 삼킬 수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몸이 변한다. 몸이 변하면 먹는 음식도 변해야 한다. 양도 종류도 변해야 한다.

(P.160) 건강을 위해서는 심심한 생활을 해야 한다. 화끈한 것보다는 자잘한 즐거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도파민보다는 세로토닌이 나오는 생활을 해야 한다.

** 세로토닌 분비를 위한 다섯 가지 방법

걷기/ 햇빛 쐐기/ 음식 오래 씹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 자연과 함께하기

즉, 햇빛 좋은 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면서 걷는 것!

(P.172) 화가 나면 걸어라. 근육을 키워라. 당신이 화를 내는 것은 정말 화가 난 것이 아닐 수 있다. 당신 몸이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 변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몸에 관심을 가져라. 몸이 달라지면 정신도 달라질 것이다.

(P.200) 걷는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걷지 않는다는 것은 삶에 한계를 지우는 일이다.

걷는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걷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걷는 것이 아니라, 걷기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P.219) 운동은 언제부터 하는 게 가장 좋을까? 완벽한 때란 없다. 지금 시작하면 된다.

바로 지금 옷 갈아입고 하면 된다. 어디가 아파서 못한다고? 왜 아픈 걸까? 운동을 하지 않아서 아플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점점 더 나빠진다.


반 년동안 몸의 안을 다스리느라 보냈으니 이제는 몸의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몸에 신경을 써야겠다..해서 운동을 등록했다.

몸을 쉬어줘야 할 때를 제외하고 열심히 가려고 노력한다.

온 몸이 나무막대기처럼 뻣뻣한 나는 내 몸이 따라가는 한 열심히 선생님을 따라한다.

그저 열심히만 따라했고, 슬슬 반년 고생했다는 약기운이 떨어지고 있는 지금 딱 이 책과 만났다.

운동하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을 때마다 이 책이 생각나 그때부터 숫자를 세게 된다.

그렇게 힘들 때부터 근력이 잡혀지는 거라니.. 참 미칠 노릇이다.


내 몸을 되돌아보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만으로 이 책이 해야 할 일은 다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책의 요점은 딱 하나, 책표지에 나와 있는 그거다.

"몸이 먼저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220쪽을 할애한다.

내 몸을 지킬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지키자는..

쉽게 말하면 건강하지 못하면 돈도 다 필요없다는 말인거다.

지금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물론....이라고 칼대답이 아니라 음..이라며 대답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칼대답을 했어도 나이가 30하고도 중반을 달리고 있는 이들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다.


"인생의 하프타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사람들은 몸을 공부하라!"

바쁠수록, 잘 나갈수록 몸이 먼저다!


예전에 이 문구를 보았다면 그냥 스쳐 지나갔겠지만 몸의 건강함에 대해 반년에 걸쳐 고생한 나는 '왜 이제서야 저 문구를 보게 되었을까?'라며 속상해한다.

관심이 있는만큼 보인다는 말.. 그 말이 딱 정답인거다.

 더 신나고 즐겁게 살기 위해 몸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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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의 기적
키아라 감베랄레 지음, 김효정 옮김 / 문학테라피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2017년 11월 26일>

10분의 기적 by 키아라 감베랄레 - 열여덟살에서 멈춘 어른들에게

평점 : ★★★★


키아라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변화할 의지도 살아있는 이유도 중요하지 않다.

키아라는 정신과 의사에게 하루 10분 게임을 제안 받는다.

하루 10분동안 해 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한 달간 해보는 것이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제껏 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을 하루에 10분씩 하기 시작하는 그녀.

자홍색 매니큐어도 발라보고,

시내 헬스장도 등록하고,

친구가 연주하는 바이올린도 해보고,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팬케이크도 만들어보고,

아토와 힙합을 배워보고,

뒤로도 걸어보고,

집 근처의 있던 수예가게에 가서 십자수도 배워오고,

전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기도 하며,

크리스마스에 가족들을 초대해 식사도 하는 등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한다.


(P.41) 누군가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너무나 복잡하고, 흔하지 않으며, 운명적인 일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안다는 것은 영원히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P.49)아무튼 열여덟 살 밖에 안 된 두 고집불통은 헤어져야 했다. 그들은 성난 얼굴로 '나는' 하고 자기 말만 했고, '너는' 하고 탓하면서 상대방의 잘못을 트집 잡았다. 그럴 때면 그들은 '너'를 마치 무기인 듯이 사용했다(너를 참아 줄 수가 없어. 너는 이해 못해. 너는 상상도 못하지. 너도 내 입장이 돼 봐!). 그때는 그런 것 같았다.


(P.108) 바로 이 순간 깨닫는다. 깨닫는 이 순간 나는 부끄럽다. 그동안 엄마의 안부를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엄마는 평생을 내 동생과 아버지와 나의 안부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P.156)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다. 서로 아주 다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루해서 책을 읽고, 호기심 때문에 책을 읽고,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책을 읽고, 일상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싶어서 책을 읽고, 지식을 알고 싶거나 망각하고 싶어서 책을 읽고, 머릿속을 파고드는 괴로운 생각을 완화하거나 털어 버리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우리는 전혀 닮지 않았다. 손을 잡고 있어도 닮지 않았고, 좋아하거나 싫어해도 닮지 않았고, 크리스마스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똑같은 책을 선물해도 우리는 전혀 닮지 않았다.

인간은 전혀 닮지 않았다.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인간은 존재한다.


(P.163) 남들이 우리를 위해 뭔가를 할 때, 그들은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것일까, 아니면 사실은 기회를 뺏는 것일까?

그걸 누가 알겠는가. 남들에게 그 뭔가를 맡긴다는 것을 우리는 모른다. 남들도 모른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그 뭔가를 한다는 것을.


(P.257) "10분을 채울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그걸 하려고 마음만 집중한다면 말이에요"

"그래서 더욱 놀라운 것은 모든 것이 이미 거기 있었다는 거예요."


키아라는 많은 의미를 두지 않고 시작했던 10분 게임을 하며 그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눈을 돌리게 되고, 열여덟살의 생각에 머물러 있던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점점 열게 된다.


우리는 몇 살인 어른일까?

몸 나이는 40대인데 마음의 크기는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진 않을까?

키아라와 그의 남편이 열여덟살의 그들의 모습에 머물러 있으면서 현재의 자신들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머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멀어지지도 못하는 그런 어정쩡한 관계를 어찌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러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열여덟살의 소녀가 엄마에게 의지하며 지냈던 것처럼 40대인 지금도 그렇게 지내는 것은 아닌지..

의지하는 대상이 엄마나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옮겨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겉모습만 성숙되고 독립적인 어른의 모습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나를 둘러 싸고 있는 것들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

나 혼자서 세상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아집에 빠지는 일이 많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다 맞는 것이 아니고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다인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느끼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한다.

나이와 몸은 중년이 되어 있는데 생각은 아직 열여덟, 스물에 멈춘 이들에게 변화를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변화를 이끌고 나를 내 속에서 꺼낼 수 있는 방법, 10분 게임!

10분을 채울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키아라의 말, 이 세상에서 해보지 못한 재미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설레인다.

오늘부터 우리 같이 10분 게임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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