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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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를 ‘지키기 위해’ 여자가 도시로 내달리자 페이지가 덩달아 변했다.

스탠드 불빛에 반사된 종이가 눈부시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늦기 전에 더 싸게, 돈이 없다면 빌려주죠, 싫다면 일을 하면 돼요, 이곳은 조명 아래 빛나는 도시, 불가능할 건 없어요, 물론 성실함과 약간의 운은 필요하겠죠,



재깍재깍 시계는 자꾸 돌아가는데 “언제나 겨울”은 언제나 가질 수 있을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어쩌면 많은 워킹맘들은 이 책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다. 때로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렇게 될 때가 있다. 그래도 괜찮다. 불편한 마음이 든다는건 적어도 내가 그 대상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지 않다는 증거가 되지 않겠는가. 정세랑 작가의 추천사에도 나오듯, 어떤 통증은 무뎌진 상태의 우리를 깨우기 위해 필요하다.


때로 지키기 위해 버려야할 때가 있다. 문제는 버리지 말아야할 것을 버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고 선택하지 않은 것에 미련과 후회를 가득 남긴다. 여자는 눈아이를 지키기위해 눈아이를 버렸다. 영원히 눈아이가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려다 결국 영영 볼 수 없게 돼버렸다.



그래도

여자는

다시



ps. 참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안녕달 님

그래도
여자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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