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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GL] 열의의 감옥
눈을세모나게 / 아마빌레 / 2020년 2월
평점 :
원학, 잃어버린 조국에 대해 무력함을 느끼지만 이름처럼 배움의 으뜸이 되라는 아비의 소망 대로 경성으로 유학까지 오게 된다. 이후 친일파의 여식 이명운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 만남에서 명운에게 압도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순수하면서도 그의 진중한 성격에 호감을 갖는다. 태생부터 몸이 약했던 명운은 원학을 만나면서 점점 삶에 의지를 갖게 되고 건강을 찾아가지만 원학은 위험에 가까워진다.
일제강점기 시대답게 극중 문체와 분위기는 무겁게 진행이 되고 가끔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지만 한자표기도 함께해줘 이해하기 쉬웠다. 넘치지 않고 정제된 감정선들이 이 글의 흥미롭게 해준다. 대화 대신 물건과 같은 매개체로 감정이 드러나는 걸 좋아하는 데 이 글에선 편지가 그 역할을 해줘서 좋았다. 명운에게서 선물로 받은 걸로 쓴 원학의 편지, 그리고 명운의 답장, 원학의 편지 . 누가 쓴 것인지 말은 없었지만 원학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편지.
아쉬웠던 점은 뒤로 갈수록 시점이 휙 바뀐다는 것. 원학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