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예르모 감독의 퍼시픽림이 드디어 출시되었다. 로봇을 소재로한 SF영화들은 매년 꾸준히, 그리고 다양하게 선보였지만 이 퍼시픽림은 나름 개성을 뽐내며 관객들을 즐겁게 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드리프트'이다. 두명의 파일럿이 기억과 뇌를 공유하며 예거라 불리는 로봇을 조종하는 기술인 드리프트는 까다로운 기술인데, 두 파일럿 간의 생각과 성격 그리고 스타일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극의 흐름에 있어 나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또 다른 점은 바로 '거대함'이다. 예거라 불리는 로봇과 카이주라 불리는 괴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다른 SF영화들과 달리 원거리 전투스타일이 아닌 치고박고 싸우는 원시적인 전투를 통해 서로를 제압한다.(카이주 블루라는 특수물질 때문.)
주먹을 통한 화끈한 전투와 거대함에서 나오는 타격감은 관객들을 흥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요소들에 비해 스토리 진행은 조금 밋밋한 편이다.(중간에 좀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하다) 그리고 여주인공의 영어더빙은 개인적으로 최악이었다고 본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거대로봇이라는 점 하나만으로 중년의 남자 관객들에게는 어릴적 보아왔던 만화에 대한 향수를 떠올리게하고 다른 관객들에게는 기존의 SF영화에서 보지못한 신선함을 주기에 이 영화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