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역사편지 1 - 문명의 발생에서 첫 번째 밀레니엄까지
박은봉 지음 / 웅진주니어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책방에 가면 엄마의 손은 동화책에서 역사책이나 과학책으로 옮겨가게 된다.
특히나 체질적으로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접근하게 하고 싶어진다. 딱딱한 책으로 역사를 더 싫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고른 책이 '엄마의 역사 편지'이다. 우선 제목이 맘에 든다.. 엄마가 역사를 들려준다는 건 선생님이 들려주는 시험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정말로 옛날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편지라니... 요즘처럼 우편물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나에게 개인적인 사연하나 도착하지 않는 삭막한 때에 편지를 받다니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그러나 책은 전혀 편지의 내용을 담고 있지 않고 있다. 형식은 물론 편지다.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말투니까. 하지만 그 내용은 교과서를 읽어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야기라는 것은 없고 연대와 사건 중심의 단순 나열이다. 거기에 말투만 그렇단다 저렇단다를 집어 넣었을 뿐이다...
아이들은 정확하다. 몇 장 읽다가 집어 던져버린다.
엄마는 왜 만화책만 읽으려드는 아이에게 불만을 가지며 이렇게 재밌게 만들어진 책도 못 읽냐며, 사진도 많고 그림도 많은데 말야... 라며 편지를 집어 든다... 나라도 읽어서 본전 뽑아야겠다는 심정으로...
하지만 엄마도 얼마 안 가서 꾸벅꾸벅 졸고 만다. 졸다가 화가나서 벌떡 일어난다... 완전히 사기 당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글이란 작가가 그 내용을 소화 했느냐 안 했느냐가 가장 기본이 된다. 하지만 기본도 안 깔린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려니 다른 자료만 짜집기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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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이 아빠 2005-08-23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읽지 않고 나라도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읽을 수가 없었지요. 그 이유를 오로지 제 탓으로만 돌렸는데...정말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우니 2005-11-0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 분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교과서 처럼 딱딱하게 글을 적어 노으실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아무리 상업적으로 책을 만들어 낸다고 하여도 이런식으로 출간을 해서 아이들에게 ' 역사는 지루한 과목' 이라는 편견을 가져다 주게 되는 꼴이 아닙니까? 편지 형식으로만 쓰면 그게 친근하게 느껴져서 저절로 책을 읽고 싶어질까요? 글자체부터 딱딱하고 읽기 싫어 집니다. 또한 너무 쉽게 풀어쓴 탓인지, 아님 모르고 빼먹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기본적인 내용도 많이 빠져 있습니다. 저렇게 얇은 책 한권에 길고 긴 역사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다룬 다는 건 역시 무리겠지요. 결론적으로는 저는 이 책 추천 하고 싶지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아예 읽지 말아달라고 해 주는것이 낫겠네요. 특히 2권은 객관적이지 못하고 편파적이여서 마음에 들지않고, 또 아이들이 잘못된 편견과 생각을 가지게 될까봐 두렵군요. 종교에 대해서 작가분의 개인적인 편견인지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이지 못했습니다. 아무쪼록 책 사는데나 읽어보시는 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이만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