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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은 만족하며 읽었음에도 막상 그 느낌을 글로 끄적이려하니 문장으로 표현이 안되는 것도있다. 한두번은 아니라 이렇게 언급하기는 민망하긴하다. 이번에 적으려는 <공항의 품격>이 그러한 책이다. 내가 원래 잡생각이 많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한 글을 적을 때에도 종이에 적고 거기다 살을 더하거나 빼거나해서 글을 올린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도 읽은 책을 생각하고 바라보며 펜을 쥐고있으면 어떤 한 문장이라도 툭 튀어나오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한 문장이 나오지않았다. 적다가 지우기를 반복, 결국엔 3월에 올려야되는 글을 이제서야 올린다. 아하하.

 

하루하루가 바삐사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주면서도 마음 한 켠 따뜻하게 만든다. 문장이 독특하다던가, 소재가 뛰어나다던가 그런 것이 아니다. 뒤돌아서면 잊을 듯한 그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래서인지 막상 적으려고하면 적어지지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공항의 품격>에서는 휴먼드라마식의 내용을 가지고있는데, 정작 데뷔한 것은 <8월의 마르크스>라는 책으로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 이전에는 6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일정한 거처없이 노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책을 덮고나서의 느낌이 이 작가 한계가 없는 사람인가 싶었다. 그렇게 대단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장르를 넘나들며 적는다는 것에 뭔가 묘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편한 느낌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은 어떠할까. 적어도 나에겐 여러 이면에서 흥미를 끄는 작가가 등장한 것이다.

 

장르 소설을 좋아해서 대체적으로 빠른 템포의 스릴러 소설을 읽고선,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추리 소설 이렇게 읽는다. 이렇게 반복되다보면 뭔가 쫓기는 기분이들어 치류용 책을 읽는다. <고구레 연애소동>이나 <스토리셀러> 등과 같은 책을 치류용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의 <공항의 품격>이 그렇게 다가왔다. 윗선에게 미움받고 좌천당해 전근가게 된 곳이 남들은 꺼려하는 공항에서의 업무를 맡게된 엔도 게이타 군이 주인공이다. 어떠한 애정도 생기지 않을듯한 업무에 하나, 둘 애정을 갖는 일이 생기고 일련의 사건들로 본인의 일에 더 애착을 가지며 성장한다. 내용은 간단히 말하자면 이 두 문장이 전부이다.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남으로써 자기 일처럼 초조해지고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는 게이타 군의 이야기인데 어째 읽는 내내 내가 더 초조해지고 그의 일에 대해 높아지는 애착에 더 대견스럽기도하다. 마음이 따뜻해진다고해야하나. 기대치않고 펼친 책이라 만족감이 배로 돌아온 듯하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해졌다.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가을이야말로 사랑의 계절이라고.

여름의 사랑은 젊은이의 소유물이다. 어른의 사랑은 가을이 잘 어울린다.

-p.119

 

과거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것은 교훈이 아닌 하나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카메라에 찍힐 때는 미래의 자신에게 줄지도 모를 영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렌즈의 압박에 굴복하여 허풍을 떤다는 건 가당치도 않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사람이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떤 영향을 받고 변할 수 있다는 것.

-p.230

 

"공항에 부임할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기를 떠날 때는 다시 돌아올 거란 기분이고요. 저는 고객에게도 그런 느낌을 주고 싶은데,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요. 공항을 목적지로 생각하고 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공항은 그냥 통과하는 지점, 또는 출발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고 싶습니다. 그 결과 이런 깨달음을 얻었죠. 공항을 단순한 통과 지점으로 만들지 않으면 된다고요."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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