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도시

빨간 도시 - 건축으로 목격한 대한민국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1월

빨간도시, 건축으로 목격한 대한민국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책을 읽었다. 제목보다는 부제목이 책의 성격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면 책제목이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기대와 그 도시의 미래의 가능성을 뜻하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가족을 부양하고, 나아가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도 한다. 또한, 세계를, 사회를 바라보는 일관된 관점도 하는 일을 통해 그려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책은 무슨 일을 하던 자유로운 정신, 창의성,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떤 건축에 대하여'는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도시 건축들의 허상과 전도된 가치에 대한 비평으로, 건물은 단순 재료의 조합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반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어떤 도시에 대하여'는 세계 주요도시들의 도시재생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안목을 보여 주었다. 그래서 도시는 자본과 관광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곳에 발을 딪고 사는 주민을 위한 것이라는 간과하기 쉬운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마지막으로 '어느 건축가에 대하여'는 작가의 건축에 대한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데, "기술은 예술의 세계를 이루어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그러나, 예술이 기술을 넘어서게 하는 요소는 상상력과 세상을 보는 눈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건축의 물음은 근본적이어서 건축의 대상인 학교는 무엇인가, 도서관은 무엇이가 혹은 광장은 무엇인가라는 성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건축계의 현안이나 건축교육에 대한 비평은 건축에 대한, 아니 이 땅에 대한 역사적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애정표현임에 분명하다. 이책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세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에게도 비판적 사고와 소명으로서의 직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