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
박진성 지음 / 미디어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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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가 빨리 빠지는 계절이 왔다. 오늘따라 늦게 퇴근한 것도 있지만 주변이 우둑해지니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주차를 하고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사료랑 물 그리고 "닭한마리"를 챙겨들고 뛰져나간다.

일단 집앞 주차장 첫번째 자율급식소에 사료를 채우고 물도 갈아주고 간식을 주니 늦은 시간에도 기다리던 아이들이 반긴다. 얼른 제2 급식소로가니 웬일인지 호출이랑 다섯마리 어린냥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평소 같으면 산으로 학교로 풀숲으로 찾아가며 먹을 걸 챙겨줬는데 오늘은 집에서 직선 거리로 5미터 밖에 안되는 곳에 모여있다. 내가 가니 다들 우루루 달려오다가 2미터 거리에서 급 브레이크를 잡는 소리가 들린다. 잘들 먹는다. 조금 더 크면 길동이랑 다른 놈들이 하는 하는 것 같이 그러나 떼거리로 현관문에 머리 박으며 밥 달라고 시위할 것 같다.

그렇게 오늘의 마지막 일상을 끝내고 집에오니 이틀 전에 주문한 박진성시인의 신간 "김소월을 몰라도 - 현대 시작법"이 도착해 있었다. 새로운 책을 구입하면 늘 하는 버릇대로 아무 페이지를 열어본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이 문장이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세계와 대상을 바라보는 문장이라면

"고양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나를 보고 있다"
이 문장은 고양이의 입장에서 세계를
'다르게' '다시' 바라보는 문장입니다.

대상과 세계의 입장에서 문장을 쓸 때,
바로 그 자리에서 '타자'의 자리가 발생합니다.
 - 118쪽 -


어린 시절, 나름 열심히 궁구하고 번민한 인식론(Epistemology)의 한 주제를 시인의 시작법에서 보게 되다니 놀랍고도 새롭고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나의 입장에서 또는 타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행위를 넘어 "물 그 자체(Ding an sich)"를 알고자 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때던가? 온라인에서 나의 닉네임은 "판단중지(epoche)'가 되어 버렸고 이젠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소시민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아직은 가슴 한 구석에 어린아이가 불꽃을 지피고 있을 게야. 그렇게 위안해보자)


1950년 한국전쟁 몇달 전에 출간된 김소월 시집과 함께

항상 그러하지만 시인과는 일면식도 없다. 그러나 그 시인의 진실함과 순수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마음으로만 응원을 해왔다. 지금도 알량하나마 책 한 권 사는 것으로 퉁 칠 수 밖에 없다. 시인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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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
박진성 지음 / 미디어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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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체, 객체를 넘어 ˝물 그 자체(Ding an sich)˝를 궁구했던 어린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일상의 소중함을 아는 소시민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진실함을 시인의 글에서 다시 느꼈기에 알량하나마 책 한 권 사는 것으로 퉁친다. 미안하다. 시인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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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 혐오에서 연대로
오세라비 지음 / 좁쌀한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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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 혐오에서 연대로(좁쌀한알,2018)>

"이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휴머니스트가 되자!"

아직 책을 읽지 않고 목차만 본 상태이지만 다시 휴머니즘 아니 근본은
휴머니즘이라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페미니즘 운동이든 그 어떠한 운동이든 (부정적 의미의) 정치적 또는
교조주의적인 것이 싫어서 일개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나에게는
다시 그것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 볼 기회...

Revolution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숨기고 있으면서도 휴머니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진리에의 진실.... 등등을 버리지 못해

항상 리버럴리스틱하다고 비판을 받아오던 내게 위안?

오래전에 콜린 윌슨과 함께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때의 감흥을 다시 일으켜주신 분의 책이라 더욱 더 반갑다.
계획하시는 슈테판 츠바이크 관련 글을 모아 책으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설령 피의 혁명이 도래해도 인간에 대한 배려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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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변호인 박유하에게 묻다 - 제국의 거짓말, 위안부의 진실
손종업 외 지음 / 도서출판 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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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자가 20명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왜 다른 저자 분들의이름은 안 올리시나요?
저자 정보를 다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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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 열여섯 마리 고양이와 다섯 인간의 유쾌한 동거
이용한 글.사진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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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더불어 사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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