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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이 글은 소담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적은 서평입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어느샌가...
더이상 눈물도 안나오는 그런때가 오는것 같다.
20살무렵에는 사랑이라고 느끼던 사사로운 감정에
불안,절망,좌절따위를 붙여 울 준비를 항상 하고 있던것 같다.
수도꼭지 튼 마냥 나도 울고 너도 울고,
사랑 그게 뭔지,모여앉아 울기도 하고 같이 울어주기도 하며 쓴 맛을 삼키던 때가 있었다.
상대가 실망시키거나 상대가 떠나거나, 배신하거나 무언가를 이루지못해 좌절할 때에도 울 준비는 늘 돼 있었다.
이 모든건 사랑이란 범주안에 들어앉아 있기 때문이지.원치 않지만...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단편으로 사랑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사랑이라기보다는 불륜이거나 이혼이거나 그런 이야기들이다.
불륜이지만.행복하지만.불안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이야기, 한 때 바람 피웠던 남자 루이를 떠올리며 남편과는 이혼을 생각하면서도 시어머니와 여행을 떠나서 온천탕에 함께 들어가는 나츠메의 이야기,
바람났던 히로키와 꾸역꾸역 살면서 헤어지자는 말 대신 처참하게 늘어진 무슨 잔해 마냥 께름칙한 잠수복을 선물이라고 내놓은 시호.
다카시를 너무 좋아했던 내가 바보같아 울고싶은 여자 이야기.
한 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관계가 돼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열두가지가 들어있다.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면 끝이라 생각하면 오산.
결혼생활이란 결혼 뒤에 찾아오는 고독이나 외로움까지 포함.
누구나 결혼 전에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긴 한 것 같다.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살며 대화도 없이 지내는 많은 부부들이 있다.
결혼 뒤에 식어버리는 열정이나 애정을 피할 것 없이 눈뜨고 제대로 맞딱뜨려야 함을 에쿠니가오리가 말해주고 싶은게 아닌가 싶다.
언제라도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그 비참함 때문에 사랑이건 결혼이건 해봤던 이는 울 준비가 되어있는 것 이겠지.
나 또한 울 준비는 되어있다.
아닌 게 아니라 연애를 해본,결혼을 해본 우리 모두 예외없이
울 준비는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