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또 다시 가을, 어김없이 가을, 태어나서 몇번째 맞는 가을인가. 헤아려보고 싶지않아 ㅡ.ㅡ;
오늘은 제법 비가 많이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가을이 한층 더 깊어지겠지요. 아직 제대로 바스락 거리는 낙엽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이 비에 갈잎들이 다 져버리는 건 아닌지 조바심 아닌 조바심도 납니다. 가을이면 낙엽 태우는 향이 좋다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요.그런데 이제는 함부로 낙엽을 태우거나 할 수 없다고 하데요. 경범죄라나 뭐라나... ^^;
6개월 전 몸이 아파 병원에 있을 때, 14기 신간평가단에 같이 하게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뛸 듯이 기뻤드랬는데 6개월이 정말 순식간에 가버렸네요. 그리고 저도 책과 함께 정말 건강해 졌죠. 이번에도 역시 고마웠다는 말만 남기네요. 감사합니다.
-14기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천명관의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입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요,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읽었기땜에... ^^;
-14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을 꼽으라시면,
사실 한 권 한 권 다 기억에 남습니다. 그만큼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던 14기였는데요.
신중에 신중을 기해 한 권 한 권 꼽아보겠습니다. ^^ 순위랑은 상관없이 읽은 순서대로 꼽아보면요,
가장 먼저 읽었던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비트겐슈타인의 조카>입니다. 때마침 내가 병원에 있었기도 했지만, 수학여행을 떠났던 그 많은 아이들의 죽음을 전해듣고 난 직후라 더더욱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천성적으로 안정적인 성품을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나'이지만, 사실은 '나'를 감추고 싶어하지 않는 '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도 무척 좋았는데요, <미국의 목가>를 읽고 필립 로스의 다른 책들 <휴먼 스테인>, <포트노이의 불평>,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울분>, <에브리맨>, <유령 퇴장>을 이어서 읽었답니다.
성석제의 <투명인간>도 빼놓을 수 없죠. 김만수로 불리웠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주변 인물들이 들려주는 형식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 간의 괴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삶은 역시 축제이며, 소풍이란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고 싶은 책이고요,
무엇보다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을 빼놓을 수 없죠. 루공마카르 총서에 관해 처음 알게되었고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 총서 일곱번째 작품, <목로주점>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이 가을이 참 좋습니다.
더불어 알라딘 신간평가단이 있기에 더더욱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