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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분노하지 않는가 - 2048, 공존을 위한 21세기 인권운동
존 커크 보이드 지음, 최선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세계인권선언은 1948년 세계2차대전 후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아내 엘리너 루스벨트에 의해 '나치화'를 막기위한 목적을 가지고 UN에서 선포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2048년 까지 좀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또한 세계 어느나라의 법정에서도 그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권법전을 만들자는 것이 바로 '2048 프로젝트'이다. 이 책은 2048프로젝트를 널리 알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제안을 수용하여 더욱더 실체적인 내용을 담은 성문법으로서의 세계인권법을 만들기 위한 그 첫번째 작업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인권은 아프리카 어딘가의 굶어죽어가는 어린아이에게서, 남미 어딘가 시위현장의 시민에게서, 혹은 북한의 강제수용소에서, 또는 종교적 관습으로 여성의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이슬람국가에서 발견되고는 한다. 이처럼 인권이라는 것은 늘 나의 일이 아닌 남의 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다.

시급 4,000원에 하루 12시간의 노동을 견뎌야 하는 식당 아줌마, 안전장치라고는 마스크가 전부인 톱밥 먼지구덩이 속에서 하루 12시간 꼬박 합판을 자르는 이주노동자, 화염구덩이 속에서 '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외쳤던 용산 남일당의 철거민들, 공부하느라 바빠 놀시간이 없다라고 말하는 초등학생, 입은 점퍼의 수준으로 편을 가르는 청소년들, 그리고 친구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방 창에서 뛰어내려야 만했던 한아이.... 그들에게 과연 인권이라는 것이 있었는가, 혹은 있는가.

경쟁에 바쁜 삶 속에서 내가, 혹은 내 아이와 내 가족이 누군가에게 짓밟히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며, 나 역시 누군가의 숨통을 조이고 있을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인권에 대한 문제는 늘 강건너 불구경이 된다.

 

'인권'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삶 속에서 늘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의 원인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인권실현'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 5가지 자유를 제언하고 있는데, 그것은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핍으로 부터의 자유, 공포로 부터의 자유, 환경의 자유이다.

언론의 자유란 표현의 자유로 대변되며,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기득권자들은 언론을 장악하여, 민중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한다. 때문에 언론의 자유는 인권 실현의 기본바탕이 된다. 또한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는 '안전'을 의미하는데, 가난으로 부터, 또는 기회의 불평등으로 부터 모든 죄악이 출발한다는 것을 이해할 때 '결핍'의 속박을 풀어야할 이유는 분명해진다. 나는 언론이 자유롭고, 결핍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종교의 자유와 공포로 부터의 자유는 그저 따라오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경의 자유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문에서 채택된 제언은 아니지만, 저자가 2048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한 개념으로, 우리의 생존과 지구의 생명을 위한 기본 개념이다. 대대로 우리가 사용하고 누려온 환경을 다음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제적 형평성을 갖은 환경의 자유 또한 꼭 필요하다.

세계 각국은 군비를 축소하고, GNP의 1%를 인권을 위한 기금으로 모으며, 인권 교육을 강화해 인권을 생활 속의 습관처럼 느끼자는 저자의 주장과 제언에 나는 많은 부분 공감하고,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제법적 강제력 또한 꼭 필요한 것이라고 동감한다. 다만, 책을 읽으며 거슬렸던 한 부분은 제국주의적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인 저자의 환경의 자유에 대한 부수적 설명이었는데,

'빈곤 지역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곤 한다.'(73쪽)라고 한 것에 대해 일시적인 분노를 느꼈다. 빈곤 지역의 사람들은 먹기 살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을 파괴하고 있지만, 부국들은 먹고 사는 문제와는 관계없이 단지 '부'를 위해 심각하게 환경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노가 일시적일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환경의 자유'는 인권실현을 위한 다른 4가지 제언들과 함께 모든 국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국제적 규제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의 의료서비스와 관료주의, 자본지상주의자들에게도 비판의 끈을 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때때로 세세한 눈여김과, 그에따른 사실과 다른 설명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전체적인 틀의 일을 망치기도 한다. 이때를 놓치지 않은 반대편의 사람들은 틈새를 노려 분열을 일으키고, 내분은 결국 스스로 일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와 다른 의견, 다른 생각들은 얼마든지 공론화 되고 논의되어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다라고 믿는다. 때문에 '2048 프로젝트'는 인터넷과 SNS를 이용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삶 속에서 각자가 느끼는 '인권'에 대해 고민하고, 글로 써보는 작업, 더 나아가 '2048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일은 내가 갖은 촛불을 옆의 사람과 함께 나누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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