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대학에서 추방된 인문학은 교양강좌를 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학문적으로 연구될 필요성은 잃어가는 반면에 실용의 덧옷을 입고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인문학을 기쁘게만 볼 수 없는 이유는 그 대중성의 겉옷이 값싸게 치장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CEO를 위한 인문학 강좌에서의 인문학은 '수천년간 강대국과 지배계급이 권력과 부를 누리기 위해 소수에게만 전해온 학습 비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인문학을 공부하는데 해석은 받아들이기 편한 방식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권위를 높이기 위한 인문학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높이는 인문학으로 CEO들과 함께 공부한다면, 세상이 훨씬 더 살 만해질 텐데 말이죠. '인문학의 불온성을 회복하자'는 이 책의 저자 6인의 주장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죠.
무엇보다 사회과학에 관심있는 나로서는 문화비평가 이택광의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땅의 정치와 사회 이야기는 그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이야기 이니까요. 가끔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내 행동을 사회학적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최소한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라는 자책은 벗어날 수 있으려나 하는 희망에서 말입니다. 나는 소비자로서만이 아니라 사유자로서 이 땅에 존재하고 싶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루쉰 문학 선집,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보다 더 매력적인 신간을 꼽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출판평론가 최성일씨가 2일오후 뇌종양으로 별세했다. 향년 44세.(경향신문, 7월 3일자) 바로 오늘 아침 신문에서 본 기사입니다. 1997년부터 13년간 218명의 동서양 사상가들의 책을 리뷰해 전 5권 짜리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을 펴냈다고 하는데요, 2004년부터 뇌죄양으로 투병해온 그를 돕기 위해 최근 단권을 재출간 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5권짜리를 1권으로 펴내려면 많은 부분 생략되고, 요약되어 전권을 읽는 것과는 또다른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 한 권으로 사상의 인명 사전 정도의 도움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유족으로 부인과 12살, 7살 자녀가 있다는데요...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