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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가정용 곤충에 관한 은밀한 에세이 1881 함께 읽는 교양 9
조슈아 아바바넬.제프 스위머 지음, 유자화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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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혼자이고 싶어요. "

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절대적으로 그렇다. 혼자이고 싶다. 
 

무엇보다 책이 참 예쁘고, 간단하다. 동화책처럼 잘 꾸며져 있다.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니 얼른 읽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책을 펴보지 않고 겉모습만 쭈욱 돌려보았을 때의 느낌이고, 한번 슬쩍 휘리릭 넘겨보기만 해도 '으악' 소리가 절로 난다. 그리고 읽기 시작하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책의 내용이 호감이 가서라기 보다는 한마디로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지금 이순간에도 나는 혼자가 아니다. 키보드를 치고 있는 지금 내 무릎 위에는 애견 '씽기'가 앉아있다. 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나의 애견과 나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살아있다. 아니, 내 무릎에 애견이 없더라도 지금 앉아 있는 이 의자, 그리고 책상 앞에 둘러쳐진 커텐, 책상 틈새... 모든 것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어딘가에서 숨어 나를 노리고 있을 존재들.... 인정하기 싫지만 내 눈썹에 숨어있을 모낭충!
 

그러나, 침입자는 그들이 아니라 '나'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원래 자연적으로 내가 살기 전부터 이곳에 존재했던 이들이고, 나는 그저 잠시 스쳐가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지만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는 그들. 알고나면 먹을 것이 없고, 알고나면 마음 편히 앉을 곳도 없다. 더더욱 끔찍한 것은 이 책은 절대 '믿거나 말거나'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 이 책을 읽기 전 그들의 존재를 차라리 몰랐던 때가 편했겠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간밤에 나는 꿈 속에서 여러번 이불과 베개잇을 빨 것을 다짐하며 뒤숭숭한 밤을 보냈으니까.
 

곤충도감? 해충도감?도 아니고, 굳이 이 책을 찾아서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은 솔직히 없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전철에 앉아 읽고 있을 때, 옆자리의 남학생이 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더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겠다. 절대 믿거나 말거나 식의 허풍 수준의 책은 아니지만, 읽거나 말거나는 당신의 선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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