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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흔히 리영희 선생님을 사상의 은사라고 칭한다. 대학생활 내내 학점 채우기에, 혹은 알량한 연애 걸기에 바빴던 나도 리영희 선생님을 그저 사상의 은사로 알았다. 무슨 뜻인지, 무엇때문에 그렇게 불리는지는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 않으면서 그저 사상의 은사인가 보다 했다. 오히려 내가 리영희 선생님의 글을 만난것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였다. 내가 살아온 세상보다는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 걱정이 많아지면서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고, 사회 시스템의 여러가지 부당함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리영희 선생님의 글들을 읽으며 뒷꼭지가 쭈볏해지는 느낌이었다.

   
  높은 사람이나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시민이 현존 질서나 체제에 반대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 것을 '질서있는 사회'라고 부른다. 학생이 길에 나와 데모를 하지 않는 사회, 노동자가 하루 몇 푼의 임금을 받고 상당액을 자본주에게 빼앗겨도 파업을 하지 않거나 꿈적말고 12시간을 일한 뒤에 주는대로 아무 말없이 받아가지고 돌아가는 그런 사회를 '안정된' 사회로 보는 것 같다(인간만사 새옹지마/범우사 中, 언제부터인지 어째서인지 에서)  
   

 그의 글들을 읽으며 그가 왜 사상의 은사이며 의식화의 원흉인지를 알아가는 동안 왜 좀더 진작 리영희를 알지 못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리영희 평전>은 2010년 12월 선생님이 81세의 나이로 별세하시기 사흘전에 출판되었다. 책의 출판 시기와 맞물려 책이 출판 된 의도를 의심해 볼 수도 있겠으나 그러나 책은 평전으로 충분하리만큼 그 내용이 충실하다. 나처럼 겉핥기로 리영희 선생님을 알고 있고, 조국의 근대사에 무관심한 세대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리 선생님의 일생이 조국의 근대사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역정을 지내왔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진리를 사랑했고, 민중을 사랑했고, 자유를 사랑했던 선생님의 체취를 곳곳에서 느끼며 선생님의 남겨진 저작들과 함께 그의 정신적 지주가 된 루쉰, 그리고 리영희 선생님께 지식인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 주었다는 존 배그넬 베리의 <사상의 자유의 역사>, 또 선생님의 마음에 안식처가 되신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에 대해서도  읽어볼 생각이다. 너무 늦게 리영희 선생님을 알았지만 내게도 역시 리영희 선생님은 사상의 스승이 되시며, 의식화의 원흉이 되심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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