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의 거짓말>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
-
9시의 거짓말 - 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최경영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지난 2월 엄기영 MBC 사장의 사임이 논란이 되고 있던 때, 김주하 아나운서는 트위터에 "저를 지키고 싶습니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지키고 싶습니다."란 글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피할 수 없는 어떤 힘의 폭풍으로 부터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절박함이 배어있는 이 짧은 글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그를 응원했다. 그가 어떤 인간성을 지니고, 어떤 신념으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언론인으로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나는 아는 것이 없으나 그가 추구했던 것은 ’매우 객관적인 진실’이었기를 소망한다. 왜냐하면 그는,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킬 언론인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언론이 매우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쯤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바로 여기서 부터 문제는 출발한다. 언론의 비개관성을 누구나 다 알 것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일부의 생각일 뿐이다. 많은 이들은 뉴스에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는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대량 해고에 의한 가난한 실직자’가 아니라 ’빨갱이 노동자’로 인식되기는 매우 쉽다. 언론에서 주장하는 ’국익’이 부자와 권력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가적 이익으로 변질되기는 너무도 쉽다. 본질을 흐리는 꼼수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쉽게 넘어간다. 대중이 그토록 믿는 뉴스에 나온 사실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왜곡된 언어를 통해 대중의 의식을 흐리고 개인적 이익은 몹시도 사악한 이기주의자의 욕심이라고 대중을 호도한다. 그러나 진정 그러한가.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않고, 시청자로부터 징수하는 수신료를 주재원으로 하여 오직 공공의 복지를 위해서 행하는 방송을 공영방송이라 한다. KBS는 공영방송이다. 그러나 때때로 KBS는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방송 같기도 하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영방송이라니 말이 될 법이나 한 이야기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공공의 복지와 공공의 이익은 일부 권력층의 이익과 권리를 대변하고 있는듯 하기 때문에 KBS가 국영방송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최경영은 KBS가 국영이 아닌 공영으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방송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 KBS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일그러진 언론의 가치관에 대해 언론인으로서 솔직히 고해하고, 조직 순응주의 성향이 강한 회사원으로 전락한 언론인과 극히 일부의 이익을 대변할 뿐인 언론의 가치관을 지극히 자본주의적 인생을 살았지만 매우 원칙적인 워랜 버핏의 가치관과 비교하며 글을 풀어가고 있다.
이 글은 저자의 분노와 답답함과 부끄러움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책의 첫장에는 ’인우와 지우에게’ 라고 씌여있다. 어디에도 인우와 지우가 저자의 아이들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나는 인우와 지우가 그의 아이들이 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우와 지우가 살아갈 우리들의 대한민국이 조금더 공정하고 조금더 민주적인 사회가 되길 열망하는 그의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뿐더러 이 책이 자신의 아이들 이름을 걸고 써내려간 진실이며 고통이며 소망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언론인의 사명해 대해, 공공의 이익에 대해 고민하고 고발하며 고뇌하는 저자와 같은 언론인이 있는 한 공정한 대한민국은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을 지키고, 사회를 지키고, 나아가 국가를 지킬 사명감을 몸소 느끼고 실천하는 언론인들이 많은 사회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