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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이 바로 나오키상과 아쿠다가와상이다. 나는 나오키상을 매우 신뢰하는데 논리적 이유와 경험적 이유가 있다. 경험적 이유는 물론 매우 단순하다. 나오키상 수상작을 읽고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정말로 단 한 번도. 논리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상은 대중문학과 신진작가에만 주어진다. 그리고 철저히 작품대상이다. 그리고 심사기관이 공정하다. (우리나라의 문학상은 대부분 순수문학 대상이며 작품보다는 작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수상작은 대부분 수상시기와 운때가 맞아떨어진 상징적인 존재일 뿐이다) 이제 누구라도 이해할 것이다. 나오키상 수상작을 읽고 후회할 수가 없는 이유를. 대중문학이니 일단 기본적인 재미를 보장한다. 신인은 보통 유치하거나 혁명적이다. 공정한 심사라면 유치한 작품을 뽑을 리 없으니 혁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 때려치우고 철저히 신인작가 대상, 작품 대상의 상이니 작가의 명성 또는 위대한 전작의 후광효과나 착시효과가 있을 수도 없다. 나는 정말로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조건을 지닌 상이 제정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정말로 작가와 문단과 대중에 공히 도움이 되는 역사적인 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밴드나 극단을 그만두고 취업활동에 나선 젊은이들의 SNS 세계를 그리고 있다. 밴드를 나와 취업이라니, 꿈에서 현실로 내몰린 청춘의 비애? 하지만 SNS 세계라는 말에서 나는 직감했다. 이 작가는 신세계를 열었다는 것을. 청춘은 이제 꿈과 현실의 틈바구니에서 욕망과 현실의 틈바구니로 자리를 옮긴 것일 뿐이다. 꿈은 욕망이라는 최악의 저질 유사품으로 변질되었고 그것은 정말로 비참한 것이다. 꿈은 그래도 선이고 가치이고 자아이고 따라서 긍지이고 그래서 실패하더라도 성숙이 있다. 하지만 욕망은 그저 허세이고 질투이고 가식이고 자존심일 뿐이고 그래서 순간의 쾌감이 있을 뿐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아의 상실과 관계의 상처만이 남을 뿐이다. 그리고 그 극명한 표지가 바로 SNS세계이다. 단 한 시간이라도 SNS 때문에 지나치게 즐거웠거나 지나치게 불안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할 작품이다.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SNS라는 지옥에서 자신의 삶을 구해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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