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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샤오미. 이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문구는 '대륙의 실수'다. 문구의 겉은 비아냥이지만 그 속은 찬사와 부러움이다. 중국제품 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것이 '저가', 혹은 '불량품'이다. 지독히 싼 가격에 아주 조악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국 기업들이었다. 신기한 것은 사는 사람들도, 파는 사람들도 품질 수준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게 싸니까 품질은 뒷전으로 미뤄둘 수 있었다. 나의 경우, 중국의 저가 제품을 일회성 소모품처럼 사용했다. 고장이 나도 수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리비가 제품 가격을 넘기 일쑤였으니까. 그냥 싸게 사서 대충 쓰다 고장나면 버리는, 고장 안나도 어느 순간 처박아두거나 버리면 그만인 물건. 그게 중국산 제품이었다.

 

  샤오미는 중국 제품이 싸구려 라는 인식을 깨 버린 회사다. 오죽하면 '대륙의 실패'로 불리랴. 대륙(중국)의 제품이라면 당연히 저질이어야 하는데 가격은 착하고 품질까지 믿기 충분하니 역설적으로 실패가 돼버린 것이다. 아직 국내에 공식 유통망이 개설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샤오미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나도 얼마전 샤오미의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구매했다. 마치 애플 제품을 연상시키듯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그레이 색상의 보조배터리는 성능도 훌륭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적어도 샤오미에 한해서는, '저가'의 '불량품'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참여감>은 샤오미의 수장인 '레이쥔'과 함께 샤오미를 이끌고 있는 공동창립자 '리완창'이 단단한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그들의 회사에 대해 세상에 대놓고 자랑하는 책이다. 그 자랑이 밉지 않다. 훌륭한 기업을 만들었고 아주 전략적으로 잘 운영했으며 지금도 계속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는 멋진 회사니 이 정도 자랑은 기분 좋게 들어줄 수 있다.

 

  샤오미 경영진은 온라인 세상의 특성을 어느 누구보다 완벽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기업 경영에 제대로 접목하고 있다. 저자의 선언처럼 '인터넷 세상에서는 입소문이 왕' 이다.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기업은 성장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참여감'이다. 말이라 쉽지만 실제 경영에서는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인지도 없는 기업이 어떻게 사용자를 100만 혹은 1,000만 단위로 모을 수 있을까. (현재 샤오미는 6,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로만 생각하면 답을 찾기 어렵다. 인터넷 기업에 특화된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샤오미는 그 부분에 있어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다. 고객을 손님으로 생각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같이 노는 친구처럼 생각하는 기업 문화. 그 친구들이 애정으로 제기하는 각종 문제점을 주간 단위로 해결하는 속도감. 저자 스스로 극치라 부르는 제품 품질에 대한 완벽한 통제. 온라인이기에 되려 훨씬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조직원들의 서비스 수준 향상까지. 모르면 여전히 모르지만, 일단 알게 되면 샤오미의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다양한 시스템. 이것이 샤오미의 힘이다.

 

  샤오미는 온라인 기업에서 충성도 높은 사용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파악하고 있다. 샤오미는 그들에게 집중한다. 사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타가 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익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며 자잘한 쿠폰이나 기념품, 행사 참석권 외에 별다른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도 없지만 샤오미의 중심 고객들은 샤오미를 자기 회사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직원처럼 같이 돕는다. 이게 독특한 기업문화인지,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질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샤오미에게 그들은 없어선 안 될 핵심 가치다. 이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은 직원이다. 좋은 서비스는 좋은 대접을 받는 직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그 부분에서도 샤오미는 한 발 앞서나간다. 좋은 직원들이, 사기 충전해 진심으로 고객에 대응하고, 최소한의 가격에 최대한의 품질로 무장한 제품을 만들어내니 샤오미는 잘 나갈 수 밖에 없다.

 

  이 회사의 미래는 어떨까. 하나 마나한 말이지만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기업문화를 계속 유지해나간다면 더욱 흥하거나, 망해도 기분 좋게(?) 망할 것 같다. 이 책이 출간된 뒤에도 뉴스에서는 샤오미의 가격 혁명을 계속 다루고 있다. 세계적 기업의 품질과 별 차이 없으면서 가격은 절반도 안되는 스마트폰과 LED TV, 1인용 전동스쿠터, 각종 휴대폰 보조물품이 그 대상이다. 나도 신기하다 여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과 제품이 매칭되지 않는다. 회사 인지도 향상을 위해 적자 경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다. (도대체 기존 기업들은 얼마나 폭리를 취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심이기도 하다.) 샤오미의 성장에 두려워할 기업이 많을 것이다. 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 혁신은 이런 회사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같은 소비자들은 굿을 보고 떡(싼데 맛있는)이나 먹으면 된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샤오미가 정말 싸고 멋있는 집을 지어줬으면 좋겠다. 현재 시세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고급 인테리어로 마감된 멋진 아파트 말이다. 어떻게, 안되겠니?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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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7 2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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