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넥스트 스텝 2023-2025 - 긴축의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전략
이종우 지음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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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넥스트 스텝 2023-2025
 
주식에 관심이 없으면 조금은 따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던 책인데
우리나라 경제 전반과 외국 기업들에 대한 분석과 동향을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식은 나에게 머나먼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가끔 주위에서 이런 종목이 대세인데 한 번 관심을 가져 보라고 할 때도
건성으로 흘려보냈다.

2021년 12월 무엇에 홀렸는지 제법 큰 액수의 돈을 코인에 투자했다.
한창 코인이 정점을 찍을 때였는데 개미투자자는 역시나 이런 함정에 빠져든다.
투자하고 3개월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설마? 했던 전쟁의 악재가 작용했다.  
 
내가 투자한 코인은 90% 손실금을 가져오고 그러는 사이 어떤 종목은 상장폐지까지 되었다. 
 
삶에서 모든 것은 사전 분석이 필요하다.
알고 덤비자 ! 라는 교훈만을 남긴 채 휴지조각이 된 나의 코인은 지금도 잠들어 있다. 이종우 애널리스트의 이 책을 2021년 12월 이전에 접했다면 ! 
 
이 책은 이종우 애널리스트가 30여 년 동안 증권계에 일하며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한 권의 책에 녹여낸 투자 지침서다. 
 
주식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누구든 숙련된 투자자가 될 때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된다.
처음에는 지식이 필요하다.
주식이 무엇이고, 주가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1956년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7개의 상장 기업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70여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금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 시가 총액만 1,700조 원이 넘는 시장으로 발전했다. 
 
이 책에 의하면 수익이 낮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에도 고성장과 중간 단계 성장, 그리고 저성장 시기가 있다.
재벌 기업들이 경제에 미치는 비중과 시중 금리의 변화 그리고 주식시장의 상승 폭에 있어 주가에 작용하는 요인들...
제조업의 시대와 반도체의 시장이 끝나고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 플랫폼 시장의 성장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을 분석하면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짚어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웹툰 산업의 성장과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면서 바이오산업의 성장! 
 
또한 성장주는 고착 되어 있는 주식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성장 산업이 바뀌기 때문에 어제의 성장주가 오늘은 대기업의 반열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것도! 
 
책에 의하면 앞으로 상당 기간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고 한다.
미국의 주식시장 성장세가 10년 동안 지속 되는 반면 한국의 주식시장은
성장세가 4~5년으로 그 기간이 짧다는 것도. 
 
요즘 다시 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의 금리를 견디지 못한 대출금 전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급증한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인터넷 헤드라인으로
접하게 된다.
주가는 성장기에 가장 빠르게 상승한 후 성숙 단계에서 약해지기 시작한다는 진리를 알게 되었다. 
 
초저금리 시대 이자의 개념이 무너졌던 시대는 향후 다시 오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중세 때 기독교사회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를 죄악시 했다.
그 와중에 유대인은 절대적 권위의 성경의 가르침을 교묘히 피해
대부업에 뛰어들었다. 
 
그러한 역사를 거치면서 금리가 한때 0%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바닥을 지나 0%까지 떨어졌으므로
다시 그 0%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향후 적게는 2%, 많게는 4%대를 유지하게 될거란다. 
 
가끔 경제 개념에 관한 책들이 따분하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깐
이 책은 정말 책 장이 잘 넘어갔다.
전 세계 대국 미국과 중국의 경제 역사와 대 기업들의 성장 이야기 
 
고착화된 저성장 이야기와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과
무엇이 주식시장을 움직이는지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성장산업의 출현이 나라의 경제를 그리고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간파하게 했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주식시장의 가까운 동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변화하는 패러다임과 시장을 지배할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고
결론은 성장주에 투자해야 된다는 정석을 알게 된다.  
 
그런데 성장주는 코스피가 오를 때보다 상승이 더딜 때
더 많이 오르는 특징이 있다.
요즘 ESG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비재무적’인 지표가 기업 가치 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이런 모든 내용이 다 담겨있다. 
 
주식을 통해 사회 경제의 흐름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였다.
주식 시장의 본질을 꿰뚫는 냉철한 시선을 독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담아간 시간이다. 
 
#부드러운독재자 #이종우의_넥스트스텝 #김영사 #경제서 #주식투자 #주식이론 #주식 #투자전략 #투자 #책 #독서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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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저자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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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청각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던 이길보라 영화감독의 책이다.
책을 읽고 싶어서 미국 여행 중에 출판사 서평에 신청을 했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서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움과 용기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농인(청각장애인)의 부모를 둔 가정(코다)에서 자란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8개월 동안 인도 등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공부를 하였다. ‘ 
 
그리고 딸이자 감독의 시선으로 농인 부모의 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만들었다. 
 
그녀는 2016년 10월 한 일간지에 #나는_낙태했다 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불법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을 예고했을 때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기성세대가 걸어가지 않은 많은 길을 그녀는 용기를 내어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애의 역사가 곧 나의 역사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사회의 많은 편견과 맞서야 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모든 결정은 비장애인의 몫이었다. 
 
농인 부모는 소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듣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소리는 온몸으로 듣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많은 사회의 부당한 현실과 직면하게 되었다. 
 
미등록 아동에 대한 이야기도 이해하게 된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
미등록 아동은 바로 불법 체류자의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배운 아이들
그러나 그들에게는 신분증이 없다. 여행보험 가입이 안되어 학교 수학 여행도 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입시를 칠 수도 없다. 
 
그들은 '불법체류 학생의 학습권 지원방안'에 따라 한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강제출국 유예기간이 종료되어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철거 대상이 된다.
그들은 미등록 아동에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한국의 모든 문화에 익숙해졌지만 성인이 되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된다. 그들은 고국의 언어를 구사할 수가 없다.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글쓰기 공부방에서 글쓰기 공부를 했다.
그리고 한국 예종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네덜란드에서 석사 공부를 했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여정처럼 보이지만 참 쉽지 않은 여정이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부모는 농인에 길거리에서 호떡을 구워 파는 노점상이었다. 
 
월트 디즈니의 말에
"우리가 세상에서 꾸는 모든 꿈은 추진할 용기만 있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일상에서 삶에서 우리는 매번 용기를 내어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일들은 수 만가지다.
누군가 성공해서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나는 그 사람의 멋진 용기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길보라 감독의 멋진 용기에 응원을 하고 싶다. 
 
이길보라 감독도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은 재능보다, 성실함보다 '용기'에서 비롯된다."
관습과 지식과 정치와 경제와 윤리의 체계를 의심하며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가 작가이며 글방은 이러한 위반의 대가를 치룰 용기를 '함께 기르는 공간'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은 이길보라 감독의 개인적 가족사의 서사에서 나아가 사회적 통념에 대한 비판 의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경계에서 올바름을 선택해야하는 사유와 만난다. 
 
내가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다.
국회로 나가서 하는 정치만 정치가 아니라는 사실 
각자 현재의 자리에서 자기 분야의 일을 공정하고 현명하게 처리해나가는 각자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이야기 한다.
왜 세상은 미래세대가 구해야 하냐고!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기억하는가!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일종의 발달장애아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진 소녀는  이후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절망감에 빠졌다.

하지만,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밖에서 처음으로 청소년 기후 행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전 세계적인 기후 관련 동맹 휴학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 결과 2019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선정되었었다. 
 
돌아보니 세상에는 참 용기 있는 미래 세대가 많다. 
 
이길보라 감독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고 느낄때 당신은 가장 무지한 상태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겸손을 배우게 해 주는 대목이다. 
 
그녀가 영화 도가니가 나왔을 때 충격을 받고 본인의 부모에게 특수 학교에서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냐고 물었더니 그녀의 부모는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장애인이니깐! 어쩔수 없는 일야야" 라고 대답한다.
참 슬픈 말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병들어 있었는지 범인들은 생각해보지 못한 영역이다.
분노가 치밀어 눈물이 나는 책이다.
한 번쯤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부드러운독재자 #도서협찬 #창비 #이길보라 #영화감독 #다큐멘터리 #독서 #독서모임 #책 #글쓰기 #책방 #칼럼 #에세이 #픽션 #논픽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고통에공감한다는착각 #환경 #불법체류자 #환경운동가 #청각장애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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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너
임국영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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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너 
 
20일이 넘는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서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었는데 아파트 문 앞에서 며칠 동안 나를 기다려준 책~ 
 
처음 이 책 서평을 신청했을 때 젊은 뮤지션들의 고군분투기라고 생각했다.
신인작가라고 하기엔 글이 너무 좋다.
글쓰기를 잘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독서의 힘 때문에 글의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을 읽을때는 고민이 앞선다.
내가 시간을 들여 이 책을 다 읽어야 하나?
독서에 편식이 없다고 늘 자부하지만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은 책을 읽는 몰입감을 상실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임국영 작가의 소설 #헤드라이너 는 이틀만에 완독해 버린 책이다. 총 8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 단편집이지만 이야기들이 다 연결되고 있다. 
 
솔직히 첫 번째 이야기 '볼셰비키가 왔다'는 마지막 문장을 끝내면서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이야기를 제대로 끝맺지 않은듯한?
물론 나의 이해력 부족이겠지만! 
 
그런데 '태의 열매', '악당에 관하여' 등등 '비둘기' 공원의 비둘기' 편을 읽을 때는 몰입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작가님의 글에 완전히 몰입이 되어서! 
 
소설을 읽으면서 글은 작가의 경험에서 어느 정도 나온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일까?  
 
이 책 전반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부분이 참 불편한 부분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작가의 아버지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볼셰비키가 왔다' 는 뮤지션의 한 단원이 아침에 죽음으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자다가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서 일어난 질식사다.
같이 음악 활동을 했던 맴버들이 장례식장에 어울리지 않는 의상을 하고 나타난다.
그들은 조문을 왔다기보다는 무대를 찾아온 듯했다. 
 
장례식장에서 평소에 고인이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연주해 달라는 곡을 연주해주면 안되겠냐?는 제안을 한다.
물론 이들은 이 말 한 마디에 고인의 어머니로 부터 쫓겨나지만~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아버지가 등장한다.
화자의 기억에 가족에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무능력한 아버지~ 
 
그러나 이 소설의 내용 대부분에서 아버지를 부정하거나 모방하면서 결국에 아버지와 같은 전철을 밟으며 각자의 신화를 써내려간다. 
 
소설에서 음악에 잠재한 신화의 가능성은 양가적이다.
잠재된 저항과 해방의 가능성을 삭제하며
'자유'를 탈취한 그런 아버지들로부터 승계된 신화는 폭력의 다른 이름인 동시에 삶에 대한 열망을 지탱해주는 생존 수단이다. 
 
이 소설에서는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구조적 조건 속에서 우리 모두의 질문이 된 바를 상기한다.
우리는 대안 없는 미래와 폭거 없는 신화가 동시적으로 부유하는 세계에 있다.
이 세계에서 변질된 채로 미래를 탈환할 방법을 찾는다. 
 
연유를 짐작할 수 없는 부친의 폭력과 광증~
주인공들은 그런 아버지를 죽이는 것을 늘 상상한다.
그러나  폭력으로 무능력으로 무장 된 아버지에 대한 살해나, 아들로서의 의무도 수행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픽션의 세계이니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해 본다. 
 
"소설이 놀라은 지점은 가장 거짓일 것 같은 대목에서 작가가 겪은 경험이 뭍어 나온다는 것이다.
믿어줬으면 한다.
나는 돈을 주웠다.
한 달이 넘도록 지속적으로......" 
 
'비둘기, 공원의 비둘기'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두러지는 작품이다.
책을 읽으면서 매일 돈이 발견된다는 그 공원을 상상해 보았다.
물론 상상만으로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라며 혼잣말을 하게 되지만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화자는 도서관으로 출퇴근 하는 나날의 일상을 보내면서 도서관 주변의 산책로를 떠돌아다닌다.
칸트의 산책로와 교토에의 철학의 길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공원에서 매일 같이 돈을 줍는다^^ 
 
공원은 게임이고 메뉴얼이 있었다.
여기서는 소설 작가인 화자의 이야기와 그가 구상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전개된다.
화자의 소설이자 소설 속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가 생성되는 공간인 공원의 경계는 흐릿하다. 
그래서 독자인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건 도대체 무슨 이야기지?" 하고 다시 앞장을 넘겨서 다시 읽으며 작가의 의도 속에 완전히 몰입 된다.
글쓰기는 삼라만상을 '문화'로 소비하고 소비한 것을 다른 생산의 원료로 삼는다. 
 
소설에서 '나'는 공원에 관한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고발 당한다.
여기서 공원은 터무니 없는 룰이 적용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비밀을 누설한 댓가로 '나'에게 가해진 징벌의 유형에 의해 사후적으로 누출된다.  
 
'나'의 죄는 공원이 소설 창작의 방법론으로, 상상력으로 전환했다는 데에 있다.
공원의 비밀을 깨달은 '나'가 "지금 딛고 선 곳이 비밀의 문턱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공원이 지닌 비밀의 문턱이 곧 우리가 딛고 선 세계가 지닌 비밀의 문턱이기도 하다는 은밀한 진실이 전달된다. 
 
8개의 이야기가 모두 흥미롭고 재미있다.
'굿바이 레인보우'에서는  가게 폐업을 하는 마지막 날 한 손님이 찾아온다.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마지막 파티에 오기로 한 사장님은 새벽이 되도록 오질 않는다. 
 
우연찮게 마지막 폐업파티 자리에 동석하게 된 손님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헤어진 연인을 이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기다리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물론 이야기의 반전은 더 흥미롭다. 
 
이 소설 속에는 분노하거나 저항하는 것에 민감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점은 유약 하다는 것이다. 
각 챕터마다 독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임국영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도서협찬 #부드러운독재자 #헤드라이너 #소설 #단편소설 #창비 #창비신인소설상 #신인소설 #독서 #독서모임 #책 #서평 #독스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쓰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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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게리 - 건축을 넘어서 현대 예술의 거장
폴 골드버거 지음, 강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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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게리, 건축을 넘어서~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800페이지 넘는 책 분량에  놀랐다. 
 
물론 2년 전에 을유문화사의 #니진스키(1,128페이지)는 이 책 보다 150페이지 가량이 더 많았던 책이었는데 기억으로는 아마 하루에 80~100페이지 씩 읽을 계획을 세웠는데  일주일 만에 읽었던 것 같다. 
 
나는  책에 빠지면 꼼짝 않고 자리에 앉아 6시간 이상 읽을 때도 있다.
그래서 200 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의 책은 한 자리에서 쉽게 읽어 버린다.
물론 책이 재미있고 몰입을 느낄 때의 기준이다. 
 
프랭크 게리는 박사 과정 때 잠시 들었던 미술관학 수업에서 그의 멋진 건축물과 만나면서 부터다.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미국에는 프랭크 게리가 있다.
물론 그의 출신지는 캐나다이지만! 그는 캐나다 출신의 미국 건축가다.
프랭크 게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예술가의 어린 시절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기 보다는 평범함을 발견하는 예가 더 많다. 프랭크 게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1929년 2월 28일 폴란드 계 유태인 이민자의 후손으로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열여섯 살 때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고, 다양함이 혼재된 분위기는 그의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서 사 온 잉어를 몇 시간이고  관찰했다. 
그러한 경험이 그를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 책에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 까지 그가 거쳐 온 삶의 발자취가 다 녹아있다. 
 
책의 저자 폴 골드버거는 1974년 봄 '뉴욕 타임스 '소속의 기자로 워싱턴D.CD에서 개최되었던 '미국건축가협회' 모임에서 처음 프랭크 게리를 만났다. 그리고 이후 이어진 40년 이상의 대화를 이 책에 담아내고 있다. 
 
위대한 거장의 삶을 책을 통해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여정이다. 
 
프랭크 게리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빌바오는 15세기 이래 제철소, 철광석 광산, 조선소 등이 즐비했던 공업 도시였다.
1980년대 들어 빌바오 철강 산업이 쇠퇴하고,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테러가 잇달으면서 도시는 점차로 침제되어 갔다.  
 
1991년 바스크 지방정부는 빌바오가 몰락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문화산업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 1억 달러를 들여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였다.  프랭크 게리의 설계로 7년 만에 이 건물은 완공된다. 
 
나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책을 통해 보면서 이것은 건축이 아니라 조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그런 곡선의 건물이 탄생할 수 있는지 건축학적으로 둥근 공선이 가능한지도 의문이었다. 
 
박스형 건물이 대부분인 세상에 휘몰아치듯 역동적인 건축, 마치 건축이 아니라 거대한 조각물처럼 보이는 그의 작업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러다가 언젠가 인터넷을 통해 체코의 댄싱 하우스를 보고는 게리에 대한 경이로움이 이루말 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나는 순간은 나의 사적인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한 건축가로서  위대한 거장으로서 그는 인류에 공헌한 한 사람이다. 
 
그는 건축은 건물이 될 수도, 예술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능력을 가진 소수만이 건축을 예술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책을 통해 빌바오구겐하임 미술관 뿐 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파나마의 자연사 박물관,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 등 그의 작품이 어떻게 실현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순간은 한 사람의 생애가 아니라 지구상 건축물의 역사가 바뀌는 순간을 더듬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프랑스는 게리에게 특별한 나라였다. 게리에게 프랑스는 완전히 다른 역사적 깊이와 너비로 건축물을 바라보게 한 곳이다.
그곳에 게리의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이 있다. 그리고 그가 디자인한 뒤틀린 육면체 모양의 가방과 금속 리본도 있다. 
3천 6백 개의 다른 모양의 곡면 유리판으로 된 건물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건물이 불로뉴 숲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작업이 중단 되었다가 극적으로 완공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의 리뷰 중에 "어떤 소설보다 마음을 잡아 끄는 매혹적이 이야기"라는 워싱턴 포스트의 북 리뷰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 속 여행을 했다. 
 
게리다움의 건축~
그의 게리다움에는 '카티아'라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이의 사용에 가치와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없다. 즉 게리에게 스케치와 모형으로는 성취할 수 없었던 비정형적 형태의 재현과 조작을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나 환희가 될 수 있고, 넘치는 빛의 교향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가치가 건축된 환경과 건물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 
 
우리가 건물을 만들지만, 그 후에는 건물이 우리를 만드는 것이다."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을 통해 그의 삶과 철학을 따라가 본 시간이었다.
그와 40 여 년의 대화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폴 골드버거에게도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건축은 건물이 될 수도 예술이 될 수도 있다.
프랭크 게리를 통해 그 실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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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을유세계문학전집 124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지음, 홍진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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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이 소설을 통해 19세기 후반 활동했던 독일 데카당 문학을 대표하는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의 오묘하면서 우울한 문체들을 만났다. 
 
이 책에는 총 세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하모니 
 
첫 번째 이야기 '하모니'는 이야기의 끝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까지도 전체적인 줄거리를 내 머리 속에서 종합해 보느라 조금 힘들었다. 
 
카이절링의 특징인 간결한 문체가 책에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증발해 버리게 한다.  
 
무엇보다 지금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귀족들의 내적 붕괴가 가져오는 문화적 충격에  책을 읽고 한참을 카이절링 작품 속에서 서성이게 된다. 
 
유미주의적 삶을 살아가는 귀족부인 안네마리는 남편 펠릭스가 오랜 여행에서 돌아왔지만 반갑지가 않다. 오히려 자신과 동질적인 인물인 삼촌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런 아내에 대한 사랑에 질투하면서도 자연의 본성을 가진 하녀와 내연 관계를 맺는 펠릭스~
결국 안네마리의 자살로 이야기는 결말을 맺지만 
무언가 한대 맞은 느낌 이랄까! 책을 읽고 나니 !!!
 
카이절링은 세 가지의 이야기에서 '붉은 여인' 과 '하얀여인' 이라는 대립되는 여인상을 구현해 내고 있다.
붉은 여인은 자연적인 성적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인이다.
하얀 여인은 문명화된 유미주의적 삶을 상징하는 여인이다.  
 
#파도
늙은 쾨테 백작과 결혼한 도랄리체는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성에 초대된 시민계급 출신의 화가 한스와 사랑에 빠져 남편에게 이별 통보를 한다.
두 사람은 도주해서 바닷가 모래 언덕 위의 집을 빌려 살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온 부틀레어 남작 가족을 만나게 된다.
도랄리체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부틀레어 남작의 딸과 아들~
그리고 큰 딸 롤로의 약혼녀 힐마르까지~ 
 
도랄리체는 젋고 아름다우며,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자연적인 생명력을 바탕으로 한 매력으로 모든 남성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화가 한스는 묘한 질투를 느끼게 되고 태풍이 부는 날 바다로 나가서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그녀는 늙은 귀족 남편을 버리고 젊은 화가를 택하면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남편에게 당당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모습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는 파격적인 사건이다. 
귀족여성들 사이에서 바람기 있는 백작 부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지만  모든 문명화된 삶으로부터의 일탈과 자유와 모험을 위한 시도에 주저하지 않는다. 
 
남편 한스와의 갈등과 엇갈림은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자연이 남편을 앗아 감으로써 그녀는 해결되지 못한 문제와 함께 홀로 남는다. 
 
그녀 곁을 모두 떠나고 마지막 곱추인 추밀 고무관이 그녀와 함께 남는 장면은 반전이다! 
 
#무더운날들  
 
세 번째 이야기는 카이절링의 섬세한 묘사와 탁월한 상징적 공간 묘사가 정점을 찍는다. 이 작품에도 그의 특기인 두 여성 상을 내 세우고 있다. #하얀여인 #붉은여인 
 
주인공 빌은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서 떨어져 누이들과 휴가를 가는 대신 여름 동안 아버지의 영지에서 공부를 하며 보내야 한다.
가족들에게 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와 여름을 같이 보낸다는 것은 최악이다. 
 
이러한 지루한 일상에 한 줄기 기쁨은 영지 근처에 사는 고모 집안의 소녀들이다.
빌은 사촌인 게르다를 사랑한다. 
그러나 커다란 사건 하나가 그의 삶을 혼란으로 가득 채운다.
아버지와 사촌 누나 엘리타(게르다의 언니)가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삼촌과 조카의 사랑이 나온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 이런 로맨스는 흔한 사건이었는지!! 
 
엘리타에게는 약혼자인 사촌 벤트가 있다. 벤트에게 적대적인 아버지의 태도에 당황하고 어느 날 서재에서 울고 있는 아버지를 움쳐 보게 되는 빌~ 
 
고모네 가족이 이사를 가고 아버지는 죽음으로 발견된다. 
 
빌은 아버지의 절망에서 자신의 미래를 본다. 
어두운 밤 하녀와 밀회를 즐기고 돌아오는 숲 에서 아버지의 시신과 마주한 그곳에서 
 
"우리가 겪어온 일들에 대해서도...... 네가 늙어 가는 남자에게 준 마지막 행복에 대해서도......"
삼촌인 아버지가 조카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면서 했던 대사!! 
 
아버지와 사촌누나 엘리타의 관계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귀족 인물들이 동일한 삶의 상황에 괴로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 모두 삶에 있어 자연적인 욕망을 배제 당한 채 양식화된 귀족적 삶에 고통받고 있다. 
 
 
이 책의 세 가지 이야기는 유미적인 삶을 살아가는 귀족들이 내적으로 붕괴해 가는 과정을 통하여 쇠락하는 문명을 몰락을 보여준다. 
 
카이절링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이 소설 속에 담겨져 그 시대를 이해하는 중요한 기록처럼 여겨진다. 
 
자연의 생명력이 넘치는 젊은 세대와 
문명화된 삶을 지키고자 하는 늙은 세대 간의 갈등 속에서 
철저하게 통제된 삶을 살아가는 귀족들의 내적 붕괴를 다루고 있는 
파격적인 내용의 소설이다. 
 
카이절링의 문학에 완전 몰입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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