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절멸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문학은 경전이 되어버릴 거고, 어쩌면 이 소설 속에서처럼 문학 아닌 기계 작동 매뉴얼조차 경전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경전은 늘 그랬듯 모두 폭력이 되어버릴 거고, 우리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이 소설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미래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결국 또다시 같은 종류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지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아 달라는 말이다. 그냥 담담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원래 그렇게 되어먹은 생물이라는 사실을. 재난은 준비하고 맞딱드리는 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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