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엄마를 테마로 한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을 자주 만나 볼 수 있다.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들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건, 누구나 쉽게 공감하는 ‘엄마’를 주제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상의 모든 엄마는 이름만으로도 자식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준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래서 헌신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기억되는 엄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해준다. 시인 신현림이 새롭게 펴낸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에는 작가가 엄마를 잃은 후 3년 동안에 직접 느끼고 깨달은 바를 담고 있어 더 절절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한 번도 좋은 딸인 적이 없다는 작가의 고백에 나 역시 마음이 저릿해진다. 이 책에서 제시해 주는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30가지는 특별한 것 이라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제로는 자주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걸린다. 작가의 실제 자전적 이야기를 추억할 수 있는 정적인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어, 더 차분하게 몰입하여 공감하게 되는 듯하다. 곁에 가까이 지내는 누군가가 어느날 갑자기 내 곁을 떠난다면 그 쓸쓸한 허전함을 견뎌내기가 얼마나 힘들까? 하물며 그 누군가가 나의 엄마라면 그 빈자리에 느껴질 공허함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이상해진다. 왠지 엄마는 늘 항상 내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어리석은 착각을 하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의 엄마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엄마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 새삼 깨닫게 해 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엄마에게 더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