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기원전 200년 전 로마 시대부터 2015년 여름 미국까지 기상이변 또는 날씨의 큰 영향을 받은 세계사를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날씨에 따라서 전세의 흐름이 뒤바뀌거나 승자와 패자가 엇갈리는 상황을 잘 포착해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워털루 전투에서 이례적인 장대비로 인해 전장이 진흙탕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나폴레옹은 연합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유럽의 판도가 뒤바뀔지도 모른다. 유라시아 대평원을 지배했던 징기스칸의 쿠빌라이 칸이 1274년 가을 900척, 총 인원 4만명에 달하는 대 병력을 이끌고 일본 원정길에 오른다. 하지만 거대한 태풍을 만나게 되고 병사 8할이 목숨을 잃게 된다. 그 후에도 몇 차례 침공을 감행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일본 원정을 포기해야 했는데 그때 바람이 잠잠했다면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책에서 다루는 세계사는 기상악화가 몰고 온 상황을 흥미롭게 쓰여져 있는데 불리한 전세도 이렇듯 한순간에 뒤집어버리는 걸 보면 날씨가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아무리 첨단 기술을 갖추고 눈부신 과학 발전을 이뤘지만 기상이변 앞에서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점점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폭우, 한파, 쓰나미, 지진, 화산폭발, 기근, 무더위들이 언제든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내 서재에서는 살라미스 해전을 집중적으로 다룬 역사책이 있는데 그 부제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이다. 이 책에 기록된 세계사는 정말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역사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릴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기록적인 한파나 장대비, 태풍, 기근이 일어나지 않고 평년과 비슷한 기온이었다면 역사책은 다시 쓰여졌을 것이다. 


살라미스 해전에서 그리스의 도시 국가인 아네테와 스파르타가 페르시아 대제국에 맞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그리스의 철학, 역사, 정치제도, 신화 등이 지켜질 수 있었고 로마로 넘어가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 페르시아 제국은 이란에서부터 아프가니스탄까지 지배했던 대제국으로 기록된 것으로만 봐도 5만에서 20만에 이르는 엄청난 병력이었다. 하지만 해풍과 풍랑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부딪히고 침몰할 수 밖에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적군에 비해 우월한 병력을 가졌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난다. 크세르크세스 1세, 나폴레옹, 쿠빌라이 칸 등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유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는 모든 걸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 오늘날의 세계사는 날씨가 미치는 영향이 큰 것 같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지만 그로 인해 세계의 역사는 흐름이 바뀌게 된 것이다. 유명한 전투나 사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실까지 이번 기회에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