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을 일 리스트
파(pha) 지음, 이연승 옮김 / 박하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항상 뭔가를 해야만 한다. 뭔가를 계속 하지 않으면 게으르게 사는 것 같고, 시대에 뒤쳐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빈둥빈둥 놀고 싶어도 항상 무언가를 우리는 계속 하고 있다. 그렇게 일을 오랫동안 많이 하는데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그래야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다. 이 사회에서 나 역시 경제를 움직이는 일원으로 그 존재를 증명하고 싶기 때문인지 사실 우리는 쓸데없는 일들로 인해 내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하지 않을 일 리스트>는 파(Pha)라는 예명을 쓰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있는 니트족 철학자가 쓴 책이다. 게으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인 '긱 하우스'를 만들었고, 미친듯이 일하기 싫어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매일 빈둥거리면서 지낸다고 한다. 지금은 인기 블로거이자 저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그는 자신이 평소에 생각해본 바를 책에 담았다.


세상 일에 담을 쌓고 무관심하게 보내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만큼만 얻고 자신을 좀 더 사랑하자는 취지로 쓴 것 같다. 소유하지 않을 것, 노력하지 않을 것, 내 탓으로 하지 않을 것, 기대하지 않을 것으로 각각 나눠 36가지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제1장인 소유하지 않을 것 리스트를 읽다보면 많은 것을 소유하기 보다는 서로 가진 것을 공유하고 정말 필요한 것만 소유하며, 그 외에는 대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1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을 것을 가지기 보단 대여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모로 이동하는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소유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방법이다. 저자처럼 남의 눈 신경쓰게 않고 같은 옷을 고집하며 입기는 그렇지만 단순하게 산다면 생활의 불필요한 것들로 인해 신경쓰는 것이 적어지고 그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늘어난다.


제2장부터 제4장까지는 대부분 내 감정, 심리, 마음가짐에 대한 부분들이다. 우리가 애쓰고 있는 것들이 찬찬히 들여다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인데 소모성으로 신경쓰고 고민하고 피곤한데도 무리하게 일하기 때문에 건강도 무리가 가는 것이다. 모든 일에 다 신경쓰지 않고 편한대로 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건 우리에겐 늘 할 것들로 가득차 있어서다. 저자처럼 회사생활에 발목잡히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시간을 쓰면서 원하는대로 살고 싶지 않을까? 여기에 나온 36가지 리스트를 다 지킬 수도 없지만 저자가 말미에 좋은 말을 적어놨다.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적당히 포기하고 느긋하게 살아가자고. 이 말에 정답이 있는 것 같다. 조금은 느긋하게 한정된 삶을 즐기고 살아가도 괜찮다고. 사회의 규범과 시스템에서 조금 벗어나도 인생 낙오자가 되거나 죽지 않는다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에 얽매여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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