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헤밍웨이 죽이기』는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을 수상한 12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미스터리 걸작선이자 단편을 모은 책으로 12편의 이야기들 중에서 딱히 미스터리의 경계에 넣기에는 어려운 이야기들도 있다. 대체적으로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명확한 이야기로 마무리되지 않는, 어딘가 다음 이야기가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인도 마을의 황혼」은 인도 뭄바이 태생의 영국 소설가이자 시인인 러디어드 키플링의 작품으로 42세에 영어권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아직까지도 역대 최연소 수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는 임레이라는 성공을 앞둔 젊은 남자가 그가 살아온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다음날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버리면서 시작된다.

 

나는 친구인 스트릭랜드가 얻게 된 현지인의 집에서 잠시 머물게 되는데 밤마다 어떤 형태가 나타나고 이는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를 감지하는듯한 스트릭랜드의 개인 티전스를 통해서 확신한다. 결국 어떤 두려움에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하는 그를 스트릭랜드는 말리고 그 정체를 함께 밝히자고 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속에는 영국인과 인도인이 각기 다른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현상에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 이유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도둑이 필요해」는『세일즈맨의 죽음』으로 퓰리처상과 뉴욕 비평가상을 수상했으며 할리우드 최고 배우였던 마를린 먼로과의 결혼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아서 밀러의 단편이다. 평범한 사업가인 셀턴 부부가 외출에서 돌아 온 뒤 도둑을 맞은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이를 신고를 하다가 불현듯 멈추지만 결국 경찰이 오게 되고 이후 도둑을 잡지만 자신들의 금고에 있던 9만 1000달러의 행방에 대해서는 모른체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도둑맞은 돈이 자신들의 눈앞에 있지만 찾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 기묘하다.

 

「설탕 한 스푼」은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과 함께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인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으로 그는 194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어느 날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조엘 플린트가 순순히 감옥에 가기를 원하고 그의 장인인 프리첼 영감이 보험금 수령과 관련해서 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스스로 밝히고 플린트의 의도가 서서히 드러나는 이야기로 미스터리라고 보기엔 사실 어렵고 오히려 잘 짜여진 범죄 사기극을 보는 기분이다.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헤밍웨이 죽이기」는 앞서 언급된 세계적인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아니라 지금 경찰이 잡으려고 하는 스물일곱 살의 살인자다. 그는 이외에도 강도죄도 있다. 주된 이야기는 헤밍웨이를 잡으려는 경찰과 그의 쫓고 쫓기는 갱스터 누아르인 셈이다.

 

이외에도 한 남자의 1인 2역을 담아낸 이야기「버드나무 길」, 가부장이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였던 시대에 남편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여인과 이런 여인을 같은 여성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는 「여성 배심원단」, 신문을 통해서 난쟁이 배우들의 죽음을 밝혀내는 「사인 심문」과 개인적으로 가장 미스터리한 설정을 지닌, 대저택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아마추어 범죄 애호가」가 소개된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봄직한 책이자 완벽히 미스터리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보다 대중적인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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