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미식 세계를 만났다!'는 문구가 상당히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그리고 책을 마주한 결과, 작가가 이야기의 기본 틀을 본인 스스로를 모티브로 삼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주인공과 작가는 많이 닮아 있다.
예일대학을 졸업했다는 점이나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스타트업 등을 비롯해 각종 요식업과 관련된
활동을 한다는 점도 그렇다. 아마도 첫 소설이기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소재를 활용하다보니 그랬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의 배경은 뉴욕이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음식 작가를 꿈꾸는 티아는 뉴욕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한다.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그녀의 목표는 현재 그녀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 작가 헬렌 란스키의 인턴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사가 마음대도 되지 않는 것처럼 그녀는 엉뚱하게도 한 레스토랑의 물품보관소에서 일을
하게 되고 우연하게도 마이클 잘츠라는 유명 푸드 칼럼니스트와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클은 맛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푸드
칼럼니스트가 미각을 잃었다니 실로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 그는 오히려 티아에게 푸드 고스트 라이터를 제안한다.
마이클의 제안에 따르면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을 방문해 맛을 보고 그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인데
이는 마이클이 맛을 느끼지 못하기에 어쩌면 그를 대신하는 역할일수도 있다. 여기에 그는 미아가 혹할만한 다양한 조건들을 덧붙여 제시하게 되고
스스로도 무언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결국엔 이 모든 제안을 수락해버리고 만다. 마치 악마의 유혹 같은 마이클의 제안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이클이 제공해주는 각종 혜택에 마냥 행복할것만 같았던 순간들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티아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불러오는데 애초에 마이클과의 계약 아닌 계약은 비밀 유지를 해야 했기에 티아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내면 해낼수록 오히려
유명해지는 것은 마이클이였다.
게다가 티아라는 존재는 비밀이며 누구도 그 리뷰를 미각을 잃어버린 마이클이 썼다고는 생각지도
않거니와 티아는 이 모든 공로에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기에 점차 미아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이런 티아의 변화에 마이클은 적반하장격으로 이 모든 진실을 밝힌다면 그녀를 업계에서
매장시켜버릴 것이라는 협박을 해오고(그는 실제로 그럴만한 힘이 있어 보인다) 이에 티아는 자신도 더이상 마이클의 횡포를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나름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사회 초년생,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것 같고 또 성공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던 시기 티아는
마이클이라는 거물급 인사의 제안을 수락해버리고 또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분명 누리던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
순간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