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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 길 위에서 배운 말
변종모 지음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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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 반짝이는 것은 언제나 잠시. 함부로 속아서는 안 될 일이었다. P64




 여행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비유를 찾는 게 쉬워진다.


 일상과 격리된 공간에서 내적인 사유는 외로움을 좋은 것으로 포용하게 하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평소 글을 쓰지 않는 사람도 여행 길에서는 꼬박 꼬박 일기를 써 본 기억이 있을 것이며, 그 일기의 마지막이 단지 오늘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보았는지에서는 끝나지 않았을 테다.


 보고 싶은 사람, 그를 보고 싶게 만든 사물들, 그 사물들이 상징하는 문장들.


 이 책은 작가가 1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며 맞닥뜨렸던 순간 순간의 단상들을 엮은 책이다. 며칠을 생활에서 멀리 떨어져도 온갖 감성들이 생각의 파편들을 엮어내는데, 10년간 여행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그 파편들이 더욱 멀리 흩뜨러져 있었을 테다. 그것을 단어 하나 하나에 꾹 꾹 눌러담았으니 - 시간이 묻어난 압축의 정서들은 진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 사람의 단상을 훔쳐보기만 하는 것 같아 내밀한 그의 문체가 때로는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이란 또 여행으로 느낀 감정이란 주관적인 법. 수 많은 단어들 중에 단 하나라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있고, 그로 인해 자신도 여행길의 어느 장면, 혹은 생의 어떤 대화가 떠오른다면 그것으로도 반가우리라.


 비슷한 책으로는 최반 작가의 서툰 여행이랄지, 생선 작가의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같은 책들이 떠오른다. 나는 읽었고, 책은 내게 말했을까? 유독 많은 구절 중에서도 '도시'에 대한 문장이 기억에 남아 적어둔다. 여행을 떠나 아무도 읽지 않아도 될 노트 한 권을 채우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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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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