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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1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몸젠의 로마사 1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김동훈.성중모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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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독파하면 거의 영웅으로 추대되다 시피 했다. 이렇게 말하고보니 내가 다녔던 학교의 학생들이 꽤나 학구열도 높고 다독하는 것처럼 묘사가 되긴 하지만 굳이 그런 분위기가 아니더라도 2000년 초중반에 '로마인 이야기'는 정복욕을 느끼게 하는 교양 역사서가 분명했다.

 

로마의 역사는 얼마나 방대하고 무한하길래, 붉은 책장이 역시 두꺼운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끝을 모르고 출간되는 것일까. 결국 그즈음의 나도 도전을 하였으나 10년 가까이 10권에 도달하질 못했으니 로마의 역사를 읽기란 결코 쉬운 일이라 할 수는 없겠다.

 

당시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단순히 로마의 역사를 총망라했다는 데서 의의가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로마인들이 살아있던 시대에 살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작가 특유의 감성과 연민이 실제 역사를 해치치 않는 선에서 살아있는 분위기를 사람들은 더욱 좋아했다. 굳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아닌 '로마인의 역사'가 어쩐지 탐닉하고 싶은 하나의 장편 스토리로 와닿는 것은 그런 작가의 색채 덕분이었을 터.

 

 

***

 

몸젠의 이야기를 하면서 괜한 시오노 나나미의 이야기가 길었다.

 

몸젠의 로마사 1편을 읽고나서, 역시 이 역사서도 그 시리즈가 독자에게 정복욕을 일으키겠군, 하고 생각했던 것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서다. '로마인 이야기'도 어떤 신화나 소설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몸젠의 로마사가 훨씬 건조하고 실증주의적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그렇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로마의 단편적이면서도 다각적인 실제 사료를 접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몸젠의 로마사를 집어들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책 속에는 몸젠 스스로가 실증주의를 중시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글귀들을 찾을 수 있다. 신화를 신뢰하지 않는 그의 어투는, 실제로 증명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추측성' 멘트를 날리지 않으며 없던 사실을 연민하거나 탄식하는 투의 진보적인 역사관도 보여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로마의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몸젠의 로마사에는 역시 난해하고 딱딱하며 복잡해 보이는 옛 로마 시대의 명칭들이 다수 등장한다. 역사서를 읽으며 감내해야 하는 정보의 피로도가 높아지지만 이것은 동시에 독자에게 지적 포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몸젠의 로마사는 어쩐지 보수적이고 차분하며 때로는 엄격한 어투로 역사의 사료들을 읊어주는 것 같다. 2편을 기대해본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우수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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