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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매튜 A. 크렌슨 &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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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일반 대중이 아니라, 검증을 거친,

진짜, 정치적으로 신뢰할 만한 시민들을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 삼는다.

 

풀뿌리 수준에서 경쟁은 우편물 발송 명단, 전화번호부, 팩스, 인터넷을 통한 전투로 바뀌었다. - 161p

 

 

  정치 동원이라는 말은 재미있다. 평범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언뜻 보면 민주주의에서 굉장히 필요해 보이는 듯한 행위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정당과 정치 엘리트들이 정부를 자신의 의사에 맞게 끌어가기 위해서 평범한 시민들에게 어떠한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조건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참여가 아니라 '동원'이라는 말이 얼마나 피동적인지를 생각해 보자.

 

 그런데 저자들은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의 근간에 바로 이 정치 동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동원이 시민들은 정치의 주요 행위자로 초대했고, 그것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다른 나라들보다 빠르게 자리잡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신 지금은 다운 사이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정치 동원이 전처럼 원활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결국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는 꼴이지만, 어쨌거나 정치에 관심이 줄어들고 정치와 자신의 인생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민주주의는 그 몸이 말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60년 이상 투표율이 하락했을 정도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점점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변두리로 내 몰았다. 집단 이익의 표출이 아니라 개인 선택을 장려하는 장치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한국이라고 다를까. 민주당은 정부 사회 서비스 기관과 규제 기관, 소위 지원금 경제로 서로 엮인 비영리단체, 공익단체와 뉴스 매체의 주요 부문에 스스로의 영향력을 뻗치고, 공화당은 민간 기업과 민간 부문 이익집단, 종교단체, 그리고 보수 성향의 신문, 잡지, 방송국을 세웠다. 국내의 어떤 현상들이 떠올려지는 것은 나 뿐인가?

 

 민주주의가 다운사이징 되는 현상은 어쩐지 두렵다. 대신 민중을 대신하여 자신의 세를 뿔리는 기득권이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유익한 민주주의, 올바른 방향성을 고민하려는 독자들은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과연 세상의 변화에 가장 큰 발길질을 하여 움직임을 이끌 수 있는 기득권이 그렇지 못하다면 변화가 그리 쉬울까. 정치 관료 뿐만 아니라, 경제 기득권들의 세가 늘어만 가는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주로 한 민주주의 몰입을 말리기가 어디 쉬울까. 안타까운 마음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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