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거짓말이다. 처음‘도’ 어렵고, 두 번째는 ‘더’ 어렵다. 이전에 느꼈던 문제점들(지나치게 책 내용만 다루거나, 내 이야기만 하는 등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한쪽에 치우치는 경우)을 고치고자 애쓰고 좀 더 참신한 시각을 가지고 글을 쓰고자 노력하면서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마감직전까지 고민하다가 겨우 쓰기 시작하기도 했고 책 내용만 그대로 얘기해버릴까, 하는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14기 신간평가단을 하며 어느 정도 고쳐졌다고 생각했던 편식도 어느새 다시 도저 한 장 한 장이 고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문일까. 솔직히 말해 이번 15기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내 글이 마음에 들었던 적이 없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라는 마침표를 찍고도 한참을 바라보다가 시간에 쫓겨 올리기 버튼을 누르기를 반복했다. 늘 부족하다고 느껴졌고, 이렇게 써도 되는지 의심하고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후회와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이 이루 말 할 수 없다.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온갖 생각들이 오가지만 결론은 또 한 번의 기회가 끝났다는 것이다. 선정되었다는 기쁨과 다시 함께할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15기 신간평가단. 그 기분을 잊고 힘들어만 했던 시간과 나 자신에게 느끼는 아쉬움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정말이지 반성 또 반성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어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어진다. 너는 그러지 말라고. 당신은 그러지 말라고. 나한테 하기엔 너무 늦은 말이기에 다음 사람에게라도 남기고 싶어진다.
결국 따분한 반성문이 되어버린 마감페이퍼에 또다시 반성. 그저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조언 내지는 계기, 또는 공감요소 정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든 내게 주어진 기회는 끝났고 나는 그 기회를 나 나름대로 전부 사용했다. 이번에도 내가 한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아 내게 이 기회를 준 사람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1.15기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금요일엔 돌아오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장 한 장이 그토록 어려웠던 책이 또 없었다. 읽고자 마음먹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한 권을 모두 읽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눈물에 책이 훼손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너무 울어 따끔거리는 눈과 코를 달래며 겨우, 정말 겨우 다 읽었을 때의 기분이란. 절대 잊지말아야할 흔적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이 듬뿍 묻어있는 책이었다.
2.15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 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위) 금요일엔 돌아오렴 : 1번에 대한 답 그대로다. 가장 힘겹게 읽었기에 더 기억에 남았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위)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 삶과 사람, 이야기로 가득했던 책. 읽는 즐거움이 남달랐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3위) 나의 사적인 도시 : <금요일엔 돌아오렴>과는 좀 다른 의미로 읽기 어려웠던 책이다.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어 힘겨웠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아 함께 나누고 싶은 책이다.
4위) 그래도 괜찮은 하루 : 한 장 한 장이 가볍게 넘어가지만 그 안에 담긴 작가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던 책이다. 귀여운 베니와 함께 전해졌던 따뜻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5위)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 진심과 배려, 존중, 애정 그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 단단하고 따뜻한 힘을 품은 글들이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