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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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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누군가에게는 '벌써'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제야'일 시간이다. 세월호 참사가 사람들에게 주는 무게가 각각 다른 만큼 그 시간도 속도를 달리했고, 각자의 시간에 맞춰 하나 둘씩 망각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참혹한 비극이건만 시간은 자꾸 그 거대한 입을 벌리고 깜깜한 목구멍 속으로 사람들을 집어삼켜버린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끊임없이 시간과 싸우며 이미 망각상태에 접어든 사람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주는 이들. 자기 자신과 침묵하는 존재들과 지우려는 세상에 맞서 소리를 내는 이들. 그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집회, 행렬 등 수많은 형태로 나타났으며 이 책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을 반겼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왜 하필 이 책이어야 했는지,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날 정도였다. 읽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알게 되면 울게 될 것이다. 울게 되면 답답할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읽고 싶지 않다고,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이 책을 펼쳤고 읽게 되었다. 역시 알게 되었고 울었으며 답답함을 느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과 그러한 현실이 주는 고통에 계속해서 상처입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눈앞에 그려졌다.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무서워졌다. 금방이라도 책을 덮고 싶다는 나 자신과 싸우며 힘겹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는 안도 대신 또 다른 공포를 느껴야했다. 잊어버렸으면, 아무것도 몰랐으면 아무렇지 않게, 진짜 아무렇지 않아 그냥 살았을 텐데 이미 알아버린 탓에 그럴 수는 없었다. 이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마음이 끊임없이 속삭였다. 그러나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도 힘들었기에 더 큰 무언가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은 생각만으로도 나를 떨게 만들었다.

 

마지막 장을 본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나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핑계를 대지만 결국 무서워서 그렇다는 것을 나 스스로 알고 있다. 죄책감과 답답함이 계속 주위를 맴돌고, 한심한 내 모습을 마주보기가 부끄럽다. 용기를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겨우 용기를  쥐어짜내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고 싶지 않아, 쓰고 싶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지만 천천히 시작했다. 결국 책을 읽었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밖으로 나가 큰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많은 이들을 만나 힘을 모으는 것도 아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이렇게라도 다른 이들의 기억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바람이 여기에 담겼다. 어설픈 자기만족일지라도 진심을 담았다.

 

나의 한 걸음이 이 책을 읽은 것이고 두 걸음이 이 글을 쓰는 것이 된 것 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이 글이 한 걸음이 되었으면. 나처럼 망설이던 이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리뷰를 마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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